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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와 린스

by 소망이

치약보다 가족의 고민, 가족 구성원의 나이와 특징을 더 많이 표현하고 있는 게 있다면 그건 샴푸인 것 같아요.


치약은 자녀가 어릴 때 저불소 어린이 치약을 쓰다가 조금 더 크면 함께 일반 치약을 쓰지만 샴푸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변화를 보이게 됩니다.


저희 집도 다른 생활용품은 거의 통일을 이룬 반면 샴푸는 춘추전국시대처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몇 년간 사용하고 있는 샴푸는 [해드 앤 숄더 가벼운 두피케어 샴푸]에요. 고등학생인 첫째도, 중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저랑 신랑도 어느 정도 두피의 가려움이 있어서 고민할 때 이것저것 다양한 샴푸를 사서 사용해 보다 정착하게 된 샴푸예요. 무엇보다 가성비가 좋습니다.


850ml에 8,790원.

이것 한 개면 최소 한 달은 사용하는 것 같아요. 3인이 사용하기에~

사용 후 간지러움이 100퍼센트 잡혔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개운하게 살아가고 있고, 두피고민을 하지는 않는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춘기가 시작되면 머리카락이 윤기가 자르르 흘러요. 다시 말하면 머리기름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둘째는 훨씬 비싼 [TS 지디 청소년 샴푸]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400ml에 16,280원.


대충 계산해 봐도 나머지 가족이 사용하는 샴푸에 비해 최소 4배는 비싸네요.


얼마 전 둘째가 향기가 좋고 순한 샴푸가 있다며 GD샴푸 다 쓰면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인스타에서 홍보하는 샴푸 같아요. 요즘 둘째는 무엇을 살 때면 먼저 인스타에서 관련 물건들이나 옷을 검색해 보더라고요.


[로더렛컬러 핏 헤어 비오틴 약산성 퍼퓸 샴푸 프루티 플로럴향 샴푸]이고 500ml에 9,500원입니다. 원래 사용하던 것의 절반 가격이네요.

(그런데 지금 정확한 가격 확인하려고 쇼핑 사이트 들어가 보니 이 가격으로는 더 이상 팔지 않고 지금은 1L 1개에 22,460원이네요. 그래도 GD샴푸보다는 싸네요.)

가성비가 좋은데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죠. GD샴푸 다 쓰고 사줬고 둘째는 마음에 드는 샴푸가 생겨서인지 예전보다 머리를 훨씬 잘 감고 있습니다.


이렇게 샴푸 두 개로 끝나나 했는데 40대 후반이 된 신랑이 혼자 탈모에 대한 걱정이 있었나 봐요. 아직은 괜찮은데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머리카락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열심히 관련 동영상을 보더니 계란샴푸를 주문해서 어제 택배가 도착했어요. 정확한 명칭은 [하아르 닥터란 탈모증상완화도움기능성블랙 계란 샴푸]이고 500ml에 27,590원으로 우리 집에 있는 모든 샴푸 중 가장 비쌉니다.

그래도 효과가 있다면 저도 이 샴푸로 갈아 탈 의향이 있어요. 나이 들수록 머리숱은 자산이니까요.


참, 어제 계란샴푸에 대해 이야기하다 첫째가 저에게 물어보더라고요.

“엄마는 아빠 대머리 돼도 괜찮아?”

“당연하지~ 맨날 아빠가 엄마 못생겼다고 놀렸는데 이제 평생 엄마가 아빠 대머리라고 놀리면서 살면 되지~”


첫째가 찐사랑이라면서 놀라더라고요.


계란샴푸가 효과가 너무 좋이 신랑 머리숱만 많아지고, 저는 줄어들어 평생 신랑이 저를 놀리지 않도록 샴푸 효과가 있나 없나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글을 쓰다 궁금해서 살펴보니 쿠팡에서 가장 비싼 샴푸는 1L에 62,000원 정도 하네요. 원산지는 스위스입니다.


아~ 그리고 사실 제가 사용하고 싶은 맘에 딱 드는 샴푸는 [아모스녹차실감 샴푸]에요. 그런데 500ml에 15,500원이네요. 둘째 딸은 훨씬 비싼 샴푸 사주면서도 아모스 샴푸를 못 사다니~ 음,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저 다음 샴푸부터는 아모스로 갈아 탈 수도 있습니다.


린스는 다행히 가족들의 요구사항이 특별히 없어서 그냥 [해드 엔 숄더 가려운 두피 케어 컨디셔닝 린스] 사용하고 있어요. 한 개로 온 가족이 통일해서 사용하니 아주 편합니다. 가격은 850ml에 10,7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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