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생각보다 많이 없어도 괜찮아요.

by 소망이

전기청소기 없습니다.

당연히 로봇청소기도 없어요.


대신 빗자루로 쓸고 쓰레받기로 담습니다. 가끔 밀대걸레로 걸레질을 합니다. 한꺼번에는 힘드니까 그날 걸레질 하고 싶은 방만 합니다. 먼지통을 비우지 않고, 물받이함도 비울 필요 없고 무엇보다 조용하니 참 좋습니다.


주방엔 식기세척기가 없습니다. 대신 신랑이 운동으로 열심히 만든 근육으로 설거지를 해 줍니다.

참, 전자레인지와 전기밥솥, 두유제조기는 날마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도 각 1대씩 있습니다.

전자레인지 사용 안 하고, 전기밥솥대신 압력밥솥이나 냄비에 밥 하시는 미니멀리스트 분들도 많은데 정말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캡슐커피머신도 없습니다. 덕분에 집에만 있는 날에는 커피 안 마시기 프로젝트 수행하기가 수월해서 좋아요. 학교엔 교무실에 있어서 종종 유혹에 넘어가거든요.



빨래는 통돌이 세탁기가 합니다. 건조기 없고 대신 빨래 건조대에서 자연 건조 시킵니다. 두 딸이 어리고 제가 설거지까지 다 했을 때엔 매일 빨래 널다가 지쳐서 한숨 쉰 적도 여러 번인데 요즘엔 두 딸이 많이 커서 그런지(첫째-고3, 둘째-초6) 건조대에 너는 것이 제법 괜찮습니다. 햇볕에 잘 마른빨래를 갤 때 기분을 좋아합니다.


당연히 스타일러 없습니다. 대신 다리미로 주름을 폅니다,


제습기, 가습기, 공기 청정기 없습니다. 날씨에 따라 창문을 활짝 열거나 빨래를 더 열심히 해서 널어놓거나 합니다. 사실 일 년에 며칠 장마가 심할 때에는 불편하지만, 며칠이니까 그냥 지나가 봅니다. 그 후에 쨍하고 빛나는 햇살을 보면 더 반갑거든요.



얼마 전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다 로보락이라는 신세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닥 걸레질을 한 후 스스로 걸레를 빨고 말린다고요. 가격은 제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150만 원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단점은 없어요? 여쭤보니 건조할 때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리고 시끄럽다고 하시네요. 이 단점을 듣고 나니 로보락에 대한 설렘이 없어졌습니다.


지금부터 20년 전 딸들이 아가일 때로 돌아가면 이 중에서 전기 청소기와 가습기가 더 있었네요. 생각해 보니 그때에는 식기세척기, 로봇 청소기, 건조기, 캡슐커피머신 등 이것저것 전자제품이 더 있었으면 한숨을 덜 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안쓰러웠던 나를 이제 다독여줍니다. 마음만 다독여주면 충분합니다. 지금은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충분해서 이런 전자제품이 없어도, 아니 없어서 잘 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