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생 한 명이 질문을 했어요.
"선생님, 자료가 다운로드가 안 돼요."
앗차, 제가 연휴기간 동안 구글드라이브에 있는 파일들을 보며 이제 업로드해 놨으니 삭제해도 되겠지 하고 다 지워버렸던 게 생각이 났어요. 얼른 사과하고 교무실에 가서 다시 자료 업로드를 했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온라인,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어디 버릴 것 없나 찾아보는 게 제 취미이자 습관입니다. 이렇게 가끔 너무 버리거나 정리해 살짝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기기도 하지만 90퍼센트 이상은 절약에도, 심신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절약은 모으는 거지, 왜 버리는 것이 절약습관인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네요.
예를 들어 볼게요.
부엌에 갔는데 필요한 반찬통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러면 냉장고를 스캔해서 음식을 보다 작은 통으로 이동시키거나 조금 남은 반찬부터 얼른 먹고 정리합니다.
친정엄마도 저에게 음식 담아 주신 반찬통을 다시 받아야 계속 새로 반찬통을 사지 않으셔도 되기에 친정집에 갈 때마다 부엌을 구석구석 살펴서 친정에서 받아 온 김치통, 반찬통 등을 싹 다 수거해 가서 드립니다.
친정엄마가 기뻐하시는 제 습관 중 하나입니다.
계절이 바뀌어서 옷이 없는 것 같을 때에도 서랍에서 새로운 계절의 옷을 우선 다 꺼낸 후 입을 옷과 재활용함에 넣을 옷을 구분합니다. 해마다 옷을 정리하니 이제 버릴 옷이 별로 나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두 벌 정도는 신기하게도 해마다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안 어울리는 옷을 잘 버리니 옷장에 걸려있는 옷들은 무엇을 입고 나가도 편하고 잘 어울립니다. 덕분에 의류비는 거의 안 나가요.
교무실 제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졸리거나 시간의 여유가 좀 있는 날에는 책상을 정리합니다. A4 한 장이라도 필요 없는 것을 발견하면 재활용함에 넣거나 개인정보가 있으면 분쇄기로 갈아 버립니다.
여기저기에 있던 볼펜도 모두 잘 정리해서 잘 나오는 볼펜만 모아 놓으니 제법 많아 필기류 살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때로는 이런 수납함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던 모양의 틴상자나 수납 바구니가 있기도 한데 그것도 바로 사지 않고 기다리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생겨 납니다. 그러면 집에서 학교로 가지고 와서 활용해요. 그러다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면 깔끔히 정리합니다.
거실에 책도 거의 다 버렸습니다. 저희 집 거실 책장에는 책 대신 제가 딸들 태어나기 전부터 유아시절까지를 기록해 준 맘스다이어리 일기장 여러 권, 아이들 졸업앨범, 신랑과 저의 웨딩사진첩이 있습니다.
책을 버린 이유는 전 취미가 독서이지만 다독을 해서 책은 거의 도서관을 이용하고, 두 딸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읽더라도 마찬가지로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읽기 때문입니다.
괜히 읽지도 않는 책들이 거실 한쪽면을 차지하고 있는 게 답답해 보여 야금야금 정리했더니 책으로 꽉 차 있던 책장이 여유로운 장식장 느낌으로 변신했습니다.
딸들에게 책을 읽혀야 되지 않나 하는 부담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이 정도 책은 사놓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함께요.
잘 버리니 집과 일터에 여유가 생겨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쇼핑으로 풀 필요가 없고, 쇼핑을 필수 생활용품만 하니 자동 절약이 되네요.
이런 선순환에 여러분을 기쁨으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