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꾸준히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를 먹었지만 여전히 힘들었어요.
토요일이라 그런지 환자가 많아서 30분 이상 기다리다 진료실에 들어갔어요.
제 얼굴을 보자마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아직~ 힘드시나 봐요.”
“네”
“여전히 에너지가 없어 일하는 게 힘들어요.”
“밥은 잘 먹고, 잠은 잘 자나요?”
“네”
“그러면 괜찮아질 거예요. 제가 약 좀 바꿔 드릴게요. “
그래서 바꿔주신 약은 다음과 같아요.
파마파록세틴정 20mg
파록스정이랑 성분이 같은 종류인데도 사람마다 효과가 다른지, 저번에 저에게 효과가 있었던 이 약으로 변경해 주셨고, 용량도 두배로 늘려주셨어요.
그리고 아티반정 0.5mg, 밀타정 7.5mg. 밀타정도 항우울제인데 이것도 두 배 용량을 올리셨어요.
이제 2주 후에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힘없이 진료실 문을 나섰습니다. 그래도 2주 동안 먹으면 총 3주 먹는 건데 괜찮아지겠지, 괜찮아져야 하는데란 간절한 마음으로요.
2주 차에는 여전히 힘들어서 가야 하는 주일 모임도 안 가고, 퇴근 후 저녁에 집밥도 거의 못 차려먹고 누워있고 배달시켜먹고 했어요. 다행히 3주 차 되니까 조금씩 변화가 생겼어요.
우선 무기력하고 힘든 마음이 사라졌어요. 그런데 그런 제 마음상태가 마치 로봇 같았어요. 감정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이런 이유로 여전히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여전히 부담되고 잘 안 됐어요. 오히려 영어 교과서 지문 분석하고, 어법 설명하는 사실 중심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수월했어요. 감정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으니까요.
3주 차가 끝났때 즈음도 여전히 비슷한 상태였어요. 밥을 조금 더 잘 먹게 되고, 잠을 잘 잘 수 있게 되고, 감정이 무뎌져서 너무 괴롭지 않지만, 아직 의욕이나 에너지, 즐거움이나 행복이 없는 그런 상태.
신랑은 그런 저를 볼 때마다 “약 더 먹어”라고 말하곤 했어요.
보통 토요일 오전에 병원에 가는데, 금요일 오후 수업이 없어 교무실 자리에 앉아 있는데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 병가 조퇴를 쓰고 다시 병원에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