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네 텃밭을 일구며 고추를 심었다. 그런데 어찌나 잎이 무성한지,
나 : 잎이 너무 많다~ 아깝다~”
김스방 : 고추잎 따갈까? 이것도 먹을 수 있는데~
그 말을 듣고서야 처음 알았다. 고추는 열매만이 아니라, 잎도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은 누구나 가까운 이에게서 배우고, 영향을 받듯, 나 역시 김스방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워가며 살아간다. 그 소소한 깨달음들이 때로는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도 하기에, 그는 내 일상 속 고마운 스승이다. 올해 베란다 텃밭을 하면서 고추를 가장 애지중지 키웠다. 버릴게 하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고층 아파트에서 키우다보니 잎이 작년만큼 무성해지지는 않지만, 가끔 잎을 정리해줄때 따서 고춧잎무침을 해먹곤 한다. 누군가에게 배운 것을 실천할 때면 그 사람이 자연스레 떠오르곤 하는데, 나는 자전거를 탈때마다 엄마 생각이 난다. 중학생 시절, 집 앞 공원에서 자전거를 처음 가르쳐주던 엄마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것도, 그 소중한 기억까지 안겨준 것도 모두 엄마다. 그래서 엄마 생각이 날 때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오늘은 고춧잎무침을 만들었다. 만들며 김스방 생각이 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기록하고 싶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배운 것들이, 내 삶을 은근하고도 깊게 물들인다는 것을 말이다.
지애롭게
https://www.instagram.com/jiaerop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