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너 잠깐만! 혹시 양파 아니니?

미스터리(Mr. Lee) #3. 영국, 너 잠깐만!

by 런던남자

9화. 공장 하나 없는 데 뭐 먹고살아?


“이민 초기 어느 날이었다. BBC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삼성 영국 공장 준공식에 여왕이 친히 방문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뉴스에 나왔다. 여왕과 악수를 하며 환대를 받던 장면이었다. 그것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버밍햄 인근의 삼성공장 준공식에 친히 납시어 이건희 회장과 악수를 하는 장면에 그는 가슴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영국에 이민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BBC에서 삼성의 총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한편으로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삼성의 회장답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분명히 착각을 하고 있었다. 물가나 인건비만 비싼 영국이 아니다. 노조 활동이 장난이 아닌 극좌파 국가에서 삼성이 공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이었다. 영국 정부에서 얼마나 달콤한 꿀 과자를 제공했으면 한국에서까지 그 꿀 냄새를 맡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것도 천하의 삼성 회장님이 말이다.


아무튼 BBC는 삼성의 영국 공장을 줄기차게 보도하고 있었다. 영국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일자리 창출만큼 좋은 뉴스는 없다. 그러니까 여왕님까지 친히 행차하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예리한 촉수는 정확하였다. 노조를 허용하지 않는 삼성이 영국에서 기업을 그것도 제조업을 한다는 것은 크나 큰 오산이었다. 물론 비싼 인건비도 문제였다. 다른 대내외적인 문제들도 분명 작용하였을 것이다.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다. 몇 년 만에 삼성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였고 체코와 폴란드가 있는 동유럽으로 이전하였다. 물론 삼성이 영국을 떠난 정확한 이유는 삼성의 경영진만 알 것이다. 그는 BBC 뉴스를 통해 단지 추축만 할 뿐이다.


노조는 당연히 노동자나 근로자의 권리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은 기업이 노동당이 토리당과 함께 번갈아가며 집권하는 영국에서 버틸 재간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삼성에 노조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하였다. 그만큼 집요하게 노조를 탄압한다는 의미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유훈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는 국가나 정부가 삼성을 비호한다는 의미다. 비호하지 않더라도 눈치를 보고 있을 수도 있다. 영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노조 없는 기업을 어떻게 상상한단 말인가! 그럼 한국의 우파는 영국을 어떻게 봐야 할까? 노동당이 집권하고 노조가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나라 영국을 과연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많은 그가 이 대목에서 각종 의혹과 결탁을 의심하는 이유다. 직원이 서너 명도 아니고 십만이 넘는 초일류 기업에 3 대째 무노조 경영을 한다는 일을 그는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오직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기업들이 영국을 떠나갔다. 좌파도 아닌 극좌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나라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대쪽만큼이나 청렴해야 한다. 줄 것은 주고받아낼 것은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 기업은 영국에서 사업할 수 없다. 삼성 같은 초 인류 기업이 영국을 떠나갔다고 영국이 망하기라도 할 듯이 떠들어대면 오산이다.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실제로 삼성이 떠나갈 때 어느 누구도 관심조차 없었다.


심지어 그의 앙숙인 버버리가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e버버리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 한국에서는 구매대행이라는 용어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몇 년간 잘 운영되던 그의 온라인 버버리 쇼핑몰은 문을 닫아야 했다. 스위스의 모 기관을 통해 버버리 본사로부터 고소장이 접수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영국에 살고 있었지만 그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도메인 주소가 한국에 등록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소송도 불사하려 했지만 그의 아내로부터 된통 혼만 나고 쇼핑몰을 접어야 했다. 버버리 본사 측에서는 그의 온라인 쇼핑몰이 없어진 것을 확인 후에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비열하고 치사하였다. 권력이 누리는 횡포였지만 버버리는 그가 맞설 수 있는 권력이 아니었다. 자기네 물건을 팔아준다는데도 상표권 침해로 시비를 걸어온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마저 결국 영국을 떠나갔다. 코트와 몇 가지는 여전히 영국 내 생산이지만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중국 생산이다. 중국산 명품이라는 말이 성립될지 의문이 들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 뒤로 그는 버버리를 멀리하기 시작하였다. 더 이상 명품이 아닌 면품 취급하기 시작하였다. 곧 죽어도 자존심만은 지키려는 그만의 생존법이다.


물론 영국에도 크고 작은 공장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물론이고 버버리마저 떠난 영국에서 경쟁력이 있는 엔지니어링 계열의 회사들은 아직도 영국에서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쉬운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의 원조는 영국 런던의 굴뚝들이었다. “


덕분에 영국에서는 일기예보 시간에 한 번도 황사나 미세먼지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 공장이 없는 섬나라에 미세먼지가 있을 이유가 없다. 거기에 비까지 자주 내리고 툭하면 태풍 같은 돌풍이 지나간다. 주변에 산도 빌딩도 없다. 미세먼지가 있어도 하늘에 버티고 있을 재주가 없다. 바람에 날려가거나 비에 씻겨 내리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한때 London fog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던 시절이 있었다. 문제는 그 fog에 중금속이 함유된 미세먼지가 다량 들어있다는 것이었다. 런던에 가면 아직도 굴뚝이 있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그 굴뚝은 화석 연료의 대명사인 석탄을 때기 위한 필수품들이었다. 그 석탄을 사용하여 난방도 하고 요리도 하였던 것이다. 심지어 런던 시내 한복판 템스 강변에 석탄 화력발전소까지 있었으니 그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한국, 다 좋은데 미세먼지는 도대체 어떡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 갈 수도 없구......,“



그렇다면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경기도 외곽에서 황사마스크 공장을 하는 후배는 매일 일기예보를 본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로 수시로 미세먼지농도를 체크한다고 한다. 미세 먼지가 많아야 매출이 늘기 때문이다. 태풍이 자주 오는 여름과 가을 사이가 가장 비수기라고 한다. 한국의 미세 먼지는 많은 부분이 이웃인 중국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당당하게 중국에게 미세 머지 문제를 주제로 큰소리 한번 치지 못한다. 사드 배치 하나 가지고도 그렇게 혼이 났는데 감히 미세먼지 따위로 중국의 눈 밖에 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미세 먼지의 대부분이 한국 내에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 문제라고 일축한다. 힘 좀 있다고 머리 한대 쥐어박는 꼴이다. 자기들이 영국이나 일본한테 당할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일진이 따로 없다.


”영국, 너 잠깐만! 너 혹시 양파니? 까면 깔수록 참 대단하다!”


결론적으로 영국은 공장이 다 떠나갔지만 여전히 선진국이다. 굳이 영국이 싫어서 떠나는 공장의 사장 바짓가랑이나 치맛자락을 붙들고 늘어지지 않는다. 영국을 먹여 살리는 것은 공장이나 관광이 아니다. 그렇다고 영어도 아니다. 바로 컴퓨터 단말기 한대만 있으면 가능한 것이다. 보험과 금융 또한 태생이 영국이었던 것이다. 축구와 산업혁명 그리고 민주주의만 종주국인 줄 알았는데 영국 참 까면 깔수록 대단하다.


영국을 미국의 푸들 정도로 알았던 영국을 그는 다시 보기 시작하였다. 자존심 강한 미국 사람들은 물론이고 미국 대통령마저도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를 미국 말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하였다. 미국에서도 여전히 미국 말은 잉글리시였다. 그렇게 그는 그 작은 섬나라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었다. 그에게 엉뚱하고 다부진 포부가 생긴 것도 영국이 가르쳐준 것들이었다. 한국의 문제들도 영국에 대입해보면 대부분 답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는 그 해답들을 하나씩 제시하려고 야심 찬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어쩌면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질지도 모른다. 그를 법무장관이나 대통령으로 추대할지도 모른다. 트럼프도 미국 대통령이 되는 세상이다. 그는 트럼프보다 재산은 없지만 더 발칙할 정도로 엉뚱하다. 그런데 그에게도 한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바로 이민 전에 음주 운전에 걸려서 3개월 정지를 당한 전력 때문이다. 의정부 지청에서 날아온 벌금도 120만 원이었는데 재산이 없고 초범이라고 우겨서 80만 원으로 후려친 전력의 소유자다. 어쩌면 그의 꿈은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물거품이 될 확률이 크다.


기업을 위해 국민이 존재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을 위해 기업이 존재할 것인가!


한국도 이젠 정신 차리고 본질을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다. 삼성 등의 몇 개 기업에 목을 매서는 안 된다. 법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평등해야 한다. 아직도 물산장려운동이나 하고 있으면 어쩌란 말인가! 영국처럼 떠나는 기업의 바짓가랑이나 치맛자락을 붙들고 늘어지지 않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 시대는 오래전에 지났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국가의 100년 대개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와야 한다.


나의 브런치에 올려진 모든 글들은 [하루만에 책쓰기]로 써서 별다른 퇴고 없이 올려진 글들이다.
참고로, [나는 매주 한권 책쓴다]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14:00~16:00, 서울 선정릉에서는 매주 금요일 19:00~21:00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서 실제로 매월 또는 매주 한 권 책을 쓸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깨트려주는 강의다. 실제로 필자처럼 매주 한권 책을 쓰는 회원들만 20명 이상이다. 매월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100여명 이상이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닷컴에서, 월출산 상시 강의 문의는 010 3114 9876의 텍스트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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