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Mr. Lee) #3. 영국, 너 잠깐만!
13화. 아무데서나 영화 찍을 거니?
“버스나 지하철에서 대담한 애정 표현을 하다 눈이 마주쳐도 윙크 한번 날려주는 센스를 “
영국을 포함한 유럽인들의 애정 표현은 노골적이고 대담하다. 미국 사람들은 어떤지 미국에는 안 살아봐서 모르겠다. 그가 학생 시절 런던에 어학연수를 가서 그리고 유럽에 배낭여행을 다니며 충격을 받았다. 버스고 지하철이고 기차고 공원이고 영화장 세트가 아닌 곳이 없었다.
애정 표현은 대담하다 못해 민망할 정도였다. 그가 오히려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하지만 인간은 본능처럼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공공장소에서 과감한 애정표현을 더 이상 부끄럽게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그가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도 애정 표현할 자유가 있지만 그도 그 장면을 볼 자유가 있었다. 만일 그 행위가 개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데 몰래 봤다면 그건 범죄다.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하는 사람들도 보는 사람들도 즐거우면 그만이다! 가끔은 모른 척하는 센스도”
그는 어느 날부터 그런 장면들은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대하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은근히 즐겼는지도 모른다. 그들과 눈이 마주치면 윙크를 날려주거나 엄지 척을 해주는 예의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점점 영국 사람들처럼 마인드가 바뀌어 가기 시작하였다. 20년간의 이민 생활은 그의 뇌구조까지 바꾸어 놓고 말았다. 그에게 당연한 일은 없었다. 무슨 일이든 일단 여러 각도로 관찰한다.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어쩌면 그의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은 태생적인 면도 강하지만 오랜 이민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도 유럽 못지않게 공공장소에서 연인들의 애정표현이 자유로워졌다. 자신감 있는 모습들이 아름답다.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 “
이제는 한국에서도 그런 장면이 제법 포착된다. 카페 족인 그는 카페에서 하루 종일 생활한다. 글도 읽고 글도 쓰고 글도 판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대담한 애정행각을 보면서 세월을 실감한다. 그런 모습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칭찬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자연스럽다.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약간 선을 넘는 모습들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그가 관음증 환자는 아니다. 그는 야동을 보지 않는다. 물론 그도 젊은 시절에는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시간이면 글을 한 줄 더 읽거나 쓴다.
젊은 커플들의 애정 표현 방식을 관찰하는 일은 재미있다. 전에는 남자들이 적극적이었는데 요즘은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자들이 더 적극이다. 그런 모습들마저 예쁘고 아름답다. 감정에 충실하고 그들만의 사랑을 표현한다는데 장소가 카페면 어떤가! 그걸 나무라는 어른들을 꼰대라고 손가락질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장면을 다르게 보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서도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다른 20년 후를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미래 연인들의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이 궁금해진다. 또한 관찰자 입장의 시각은 어떻게 변할지도 궁금하다.”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이 20년 후에도 같은 시각으로 해석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세월을 밀어내며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는다. 런던과 유럽의 길거리에서 수많은 청춘들이 베드신 못지않은 일상이라는 영화를 찍던 모습에 충격을 받던 그가 변한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도 이해의 폭이 커진 것이다. 그러한 현상 또한 그의 호기심이 만들어준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언제든 기존의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어쩌면 지금 당연한 것들은 편견이고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도 당연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희망은 언젠가는 좌절이나 절망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그에게 당연한 일은 없다. 예를 들면, 그는 어른에게 아이들이 인사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인사해야 한다.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이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른들에게 배울 게 없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아집만 쌓이고 돈에만 누이 먼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배울 것이 없는 것이다. 배울 게 있다면 경륜이나 연륜이었는데 그마저도 검색엔진에 빼앗기고 말았다.
한마디로 어른들은 설자리만 없는 것이 아니라 온갖 나쁜 짓은 다 하고 산다. 성직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들보다도 편 가르기가 몇 배는 심하다. 한번 갈라진 편은 평생을 평행선처럼 달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루만 지나면 또 다른 편 가르기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가 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나이 문화다. 한 살이라도 많으면 평생 언니이고 형님이다. 또는 누나이고 오빠다. TV 예능을 보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래서 친구가 없는 것이다. 친구란 나이가 같거나 거의 비슷해야 한다.
“언제부터 한국은 나이로 서열을 정했을까? “
영국이나 유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문화다.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이름을 부르지 아버님이라고 하지 않는다. 시아버지도 마찬가지다. 호칭을 부르는 일은 거의 없다. 엄마나 아빠에게만 호칭을 부친다. 가끔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호칭을 부치기는 한다. 형제나 자매도 전부 이름을 부른다. 나이가 많다고 형이나 누나 또는 언니나 오빠가 되는 일은 없다. 그렇다고 예의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영어에도 여러 가지 형태의 존칭과 극존칭이 존재한다.
예의는 오히려 한국 사람들이 더 없다. 지하철에서 발을 밟아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다. 나부터 타겠다고 뛰어간다. 특히 자리가 나면 가방을 던지고 점프하는 아줌마들은 무섭기까지 하다. 왜 나이 든 사람들만 힘이 드는 걸까? 하루 종일 공부하느라 아니면 직장에서 일한 젊은이들은 힘이 안 드는 것일까? 그들도 인간이고 피곤하다. 하루 종일 공부나 일에 시달려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출퇴근이라도 좀 편하게 안 자서 졸다 자다하며 가고 싶다.
가끔 경로 우대석에 앉은 분들을 보면 정정한 분들도 많다. 그분들이 서 있을 힘도 없는 분들로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노약자나 장애인을 배려하고 보호하는 행위는 아름다운 일이다. 특히 임산부는 가장 먼저 보호해줘야 한다. 하지만 더 아름다운 일은 노인들이 가끔은 힘들지! 하며 피곤에 찌든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다. 물론 노인들도 하루 종일 일을 하다가 퇴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는 서열을 따지는데 나이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을까? 2,400년 전의 공자와 2,300년 전의 맹자의 사상이 아직도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만일 공자와 맹자가 동양인 아닌 서양 사람이었더라면 나이로 서열을 정하는 문화는 서양의 문화로 자리 잡았을 확률이 높다. 그 결정적인 단서가 바로 ”장유유서“이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 유교사상이 2020년이 코앞인데도 한국의 뿌리 깊은 문화로 전혀 변할 생각조차 없다. 세상은 이렇게 빨리 변하는데도 말이다.
쌍둥이도 먼저 태어나면 평생 형이나 언니로 산다. 거의 같은 시간에 태어난 쌍둥인데도 그렇다. 잘은 모르지만 의학적으로 먼저 태어난 아이가 형이 아니라 동생이라는 설도 있다. 그런데 그것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성미 급한 놈이 먼저 나올 수도 있다. 아니면 진통의 주기와 시간에 따라 위치가 바뀔 수도 있을지 모른다.
지극히 당연한 것을 당연시하지 않는데 서부터 창의력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가 창의력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이 좀 독특할 뿐이고 호기심이 약간 있는 정도이다. 아주 평범한 사람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나의 브런치에 올려진 모든 글들은 [하루만에 책쓰기]로 써서 별다른 퇴고 없이 올려진 글들이다.
참고로, [나는 매주 한권 책쓴다]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14:00~16:00, 서울 선정릉에서는 매주 금요일 19:00~21:00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서 실제로 매월 또는 매주 한 권 책을 쓸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깨트려주는 강의다. 실제로 필자처럼 매주 한권 책을 쓰는 회원들만 20명 이상이다. 매월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100여명 이상이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닷컴에서, 월출산 상시 강의 문의는 010 3114 9876의 텍스트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