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14] 엄마와 시간을 갖다

by 모리아

지난 주말 고향에서 엄마와 오빠가 올라왔다. 5형제 중 유일하게 오빠만 전주인 고향에서 거주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수도권에 거주를 한다. 의도치 않았지만 언니가 먼저 직장을 경기도로 얻으면서 나도 언니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되었고 여동생 역시 그랬다. 자매들은 한 지역에 살아서 의지가 되어 좋은데 엄마가 외롭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특히, 성향이 셋째인 나와 비슷해서 여행을 가더라도 꼭 가고 싶은 곳도 비슷하다. 고향을 떠난 지 20년이 되어간다. 경기도에 올라와서 한동안은 전주에 자주 내려갔는 데 어느 순간부터는 뜸하게 되었다. 그러다 엄마에게 일이 생기게 되면서 무관심했구나... 그 뒤부터 출퇴근 시간에 무조건 엄마에게 전화를 하게 되었다.


오히려 같이 살았을 때 보다 떨어져 살게 되니 엄마를 더 이해하는 시간이 늘었다. 아무래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을 하는 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족은 가장 가깝기에 상처를 주기 쉬운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거리를 둬야 보이지 않는 게 보인다는 걸 알았다. 동시에, 엄마가 이렇게 늙었구나... 나 역시 나이가 들면서 전에는 이해하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되니 나이 듦이 마냥 싫지는 않다. 다만, 엄마와 시간을 더 보내야 하는 데 이제는 각자 사는 곳이 다르니 이렇게 우리가 사는 곳을 건강한 모습으로 방문할 때면 반갑기만 하다.


칠순이 넘었지만 새벽예배를 거의 40년 넘게 다니고 계신다. 당신은 그것이 운동이면서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여행을 가더라도 건강하게 걸으니 엄마 나이를 알고 나면 모두들 놀라곤 한다. 엄마 역시 건강한 게 자식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당신 형제 중 자기가 제일 건강하다고 자랑을 놓고 하신다. 건강할 때 엄마와 여행을 하자는 게 형제들의 목표로 코로나가 터지기 2년 전부터 해외여행을 1년에 두 번 정도 갔었다. 싱가포르를 가자고 목표를 세웠는 데 코로나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결국 무산이 되었고 그렇게 시간만 흘렀다.


tv로만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직접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엄마는 tv를 보면 다 나온다고 말하지만 직접 그곳을 방문하게 되면 막상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저 엄마에게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건, 아버지 없이 형제들을 키웠던 엄마를 생각하면 한창 행복할 시간에 홀로 세상을 딛고 서야 했던 그 시절이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세상은 멋진 곳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어디로 여행을 갈까? 더위를 타서 선선한 가을이 좋긴 한데.. 장소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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