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걸어서 다닌다. 자리 이동을 하면서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사무실 가는 길 중 나무가 우건 짧은 길이 있다. 이 길을 지나고 나면 큰 다리를 건너는 데 그 근처에도 산책로가 있어 나무들이 있다. 풀과 나무가 있으니 당연히 여러 벌레들도 살고 있는데 아침 출근 길마다 작은 애벌레(이름은 몰라서)가 인도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열심히 움직인다. 그런데 그 반대편을 보더라도 더 넓은 숲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인도 한 부분에 꽃과 다른 식물이 필 정도의 공간뿐이다. 당연, 애벌레는 이 사실을 모르고 그저 갈 뿐이다. 한두 번은 그냥 무시했는데 한동안 계속 보게 되니 죽을 수도 있는데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건물이 지어지면서 자연 일부분이 사라지고 그 안에서 살아가던 동식물은 어디론가 이동하거나 사라졌다. 이동보다는 태어난 그 자리에 있는 게 안전하기도 하는 데 움직이는 모든 생물은 어디론가 이동을 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숙명인가라고 생각을 해 본다. 변화하지 않으면 변질되고 시냇물이 흐르지 않으면 썪어버리 듯이 변화는 숙명인가 보다. 작은 애벌레가 인간의 발 또는 자전거에 밟힐 수도 있는 것을 아는 건 오직 사람뿐이다. 이것을 사람에게 비유하면 무엇을 도전하더라도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실패를 겪을 수밖에 없다. 전에는 땅을 보지 않고 그냥 걸었는데 벌레를 보게 된 뒤로 애벌레가 다니는 그 인도만 땅을 밟고 걷는다 혹시나 모르고 밟을까 봐. 이 모습에서 작은 생명이 나에게 자극한 준 건 그저 '앞으로 나아가네' 것뿐인데 이 생각이 한 발짝 움직이게 한다.
작은 동기. 무엇을 시작하기 전 세상을 구하겠다는 거대한 생각이 아니라 아주 작은 계기가 꿈을 크게 만든다. 지난날을 생각하면 그동안 스스로 열망하는 것을 이뤄진 것도 있었다. 그때에는 몰랐지만 현재에 머물러 과거를 생각을 하면 살아온 삶이 다 실패가 아니구나 한다. 지금도 여전히 아픈 상처로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있어 자책을 하면서도 다시 힘을 내보자 한다. 물론, 마음이 100% 받아들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앞으로 움직이는 것 밖에 없으니깐 최대한 긍정적 생각으로 방향을 틀어본다.
최근 정사서2급 자격증 취득을 하기 위해 등록을 했다. 오프라인으로 할 것이나 아님 온라인으로 할 것이냐... 알고 보니 온라인 교육이 올해부터 가능하게 승인을 했다고 한다.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망설였는데 오프라인은 교육관이 직장과 집에서 너무 멀어 현실적으로 힘들어 온라인을 선택했다. 수업을 등록하기까지 또 한 번의 고민이 나를 흔들었다. 과연 내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그 마음만큼 용기가 부족해서 망설인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그럼에도 도전을 했다. 행동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것을 알기에 두려움 마음에 용기를 내봤다. 결과는 당장 느낄 수 없지만 시작했다는 그 사실에 마음을 잡아보고 또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