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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아 Apr 23. 2024

16화.인생에 변화의 기회는 몇 번일까

삶을 시작하면서 누구나 처음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 누구도 처음이 아닌 경우는 있을 수도 없으니깐. 그래서 인생사에 후회와 한탄이 따라다니니 이를 깨달은 사람은 남은 생을 어떡해서든 잘 살기 위해서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이를 제2의 인생 차라고 말한다. 만약 소설처럼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도, 일어날 수도 없다. 대신, 철학 책을 읽다 보면 사람이 사는 동안 달라지는 삶을 잡을 기회는 있고 이를 몇 회차 인생이라고 일컫는다. 그럼 나는 몇 회차 인생을 살고 있을까?


사는 동안 변환점을 겪으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로 삶은 달라진다. 그럴 때마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로 미래를 살아간다. 그런데, 그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며 또 옳고 그른 게 없다는 사실이다. 다만, 선택한 삶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요즘 난 인문학 관련 책을 자주 읽는데 아마 앞으로의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을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데 나에게 있어서 책이었고 더 깊이 들어가면 인문학이다. 이 분야를 읽다 보니 과거의 아쉬운 삶이 떠오르고 잠깐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때론 최선의 선택이라 한 것이 최악일 수도 아닐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시간이 흘러간다.



최근 철학자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집에 있는 책장을 정리하니 두 철학자의 책을 발견했는데 최근에 구입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동안 읽은 기억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느낀 건 어느 시기마다 자신에게 맞는 도서가 있는 데 그때는 아니었나 보다. 뒤늦게 철학과 인문학에 관심이 생기면서 읽게 되었는데 이 또한 읽어야지 했던 게 아니라 현 상황에서 문제점(?)를 해결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읽게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위로가 아닌 일침이다. 요약하면 그동안은 세상은 아름답기에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면 쇼펜하우어는 역행했다. 당시는 비관주의자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니지만 오히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었다. 삶에는 위로와 용기가 필요하지만 때론 왜 흔들리고 있는지 그 원인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말한 사람이 바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다. 한 번 읽기 시작한 뒤로 몇 권의 도서를 읽으면서 사람의 인생은 한 번 정해져서 그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내가 처한 문제와 원인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는 시점에서 벌써 난 과거와 다른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당장은 느낄 수도 알 수도 없지만 시간이 흐른 뒤 현재의 모습을 관찰해 보면 분명 옛 모습과는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기회는 잡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맞다. 준비가 기회를 잡는 것이지 기회가 준비를 잡는 게 아니다. 왜? 준비에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기회는 선택만이 있기 때문이다. 난 몇 번의 기회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지난날을 후회하는 것은 너무나도 잘하는 내 모습에서 때론 절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앞을 보면서 걸어가고 있다. 조금은 더 나은 삶을 살기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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