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동기

김 수영

by Massoud Jun


*** 입사동기 김 수영



운전수로 채용된 젊은 모하메드와 새로 발령받아 파견된 재경부의 입사 동기를 배웅하러 이 부장과 함께 공항으로 이동했다. 홍대 출신으로 임원 면접 때, 대학 교수 얘기를 나누던, 젊고 싹싹한 친구였다. 이 부장도 홍대 출신이었다.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던 친구이기도 했고 알제리 여성과 결혼 한, 대우건설 오란 비료공장 프로젝트에서 온 친구였다. 20대 젊은 나이라 한참 어렸지만 알제리 여성과 결혼했기 때문에 미래를 보는 거울로 이미 그를 존중하고 있었다.


덩치가 크고 복스럽게 생긴 친구가 임신한 아내와 함께 공항을 빠져나왔다. 그의 아내는 우리와 인사도 하지 않고 나오자마자 공항 벤치에 앉아버려 우리는 사원 직급인 김 수영이 혼자 온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누구와 같이 온다는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 수용이 인사를 마치고 벤치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 말을 걸 때만 해도 그녀가 누구인지, 왜, 낯선 여자에게 말을 걸까 궁금했던 상황이 공항을 빠져나와, 공항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야 비로소 그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담. 듣던 대로 미인이시군요”


독학으로 배운 아랍어를 사용하자 말을 알아 들었는지 반가워했다.

알제리에서 결혼한 세 커플 중, 한 커플을 같은 회사에서 만난 즐거움이 미래를 보는 모델로써 만나는 즐거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김 수영은 임신한 처를 처가로 보내고 홀가분하게 남았다. 알제에 체류하게 될 프로젝트 수행 인원들을 수용하기 위한 숙소와 대민, 대관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선발대로 들어왔다고 했다. 우리는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숙소에서 다시 합류했다. 좁고 작은 식당은 한 번에 식사를 할 수 없어 교대로 먹을 정도로 조용하던 민박집은 특수를 누렸다.



우아리 부메디안 국제공항(Houari Boumediene)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조용하던 민박집이 북적거렸다. 김 수영이 직원 사무실 겸, 숙소를 구하기 위해 부동산에서 소개한 주택을 같이 다녀오고 나서 저녁을 같이 먹는 사이, 한화 아르쥬 현장의 협력업체 통역으로 일하던 사람이 용 부장 면접을 보러 왔다. 아르쥬에서 서로 안면이 있었지만 현장에선 인사를 해도 아는 체도 하지 않던 사람이었다.


나를 보자, 느닷없이 ‘형님, 형님’ 하면서 친한 체를 했다. 아르쥬 한화 현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설계를 담당하는 곳이라, 현엔 부장의 추천을 받고 왔다고 했다. 파리 박람회에서 물건을 팔았다고 했기에 그런 박람회에는 현지에 사는 사람들을 자주 통역으로 채용하거나 판매를 하는 일도 잦아서, 나도 몇 번의 박람회 경험이 있었으나 파리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었다.


그가 용 부장에게 깍듯하게 인사하고 내게도 인사를 했다. 여기에서 만날 것이란 예상은 하지 못했지만 반갑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때 모른 척하던 사람이 여기서 만났다고 아는 체하는 것도 그랬고 먼저 인사를 해도 오만하게 모른 체하던 자였다. 우리는 아르쥬 현장에서 한마디도 나눈 적이 없었다. 용 부장이 이미 채용을 결정한 듯 살갑게 굴며 추천해 준 동료 부장의 안부를 물었다.


그에 대해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관리인 김수영에게 아르쥬에서 그를 잘 알았던 알제리 친구를 통해 그의 정보를 알아보라고 전화를 걸어 건네주었다. 짧은 통화를 끝내고 민박집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며 김수용은 대우 건설에서 시행한 오랑 비료공장에서 일했던 2년간을 회상하며 말하다가 현재 부인을 만나 한국으로 들어가 임신을 한 후에야, 현엔에 입사했고 그녀를 친정 집으로 보내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알제리로 돌아왔노라고 말했다. 그는 초창기 비료공장 건설을 위해 현장에 설치한 컨테이너에서 자며 고생한 얘기들과 대우 사람들의 협업에 대한 얘기를 자랑스럽게 말했기 때문에, 마치 실제로 같은 고생을 한 것처럼 그의 얘기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현장 토목 김 도화 차장이 발주처 토목 관리자 수칸을 만나러 들어간다고 지원을 나갔는데, 알제리로 오기 전, 전무인 김 소장의 지시에 의해 여수 산업단지에 있는 발전소 공사 현장을 같이 다녔던 적이 있었다. 언행이 오만한데 비해, 항상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려 미소를 지었고 근엄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가식적이고 역겨웠다. 건설 현장의 토목공사를 위해 부지 위치 선정과 진입로 공사를 위해 발주처에 보고하는 자리였다.


그가 수칸에게 현장에서 토목 공사하는 과정을 영어로 설명했지만, 영어에 유창한 수칸이 알아듣지 못하자 어렵지 않은 영어를 불어로 통역을 해주고서야 이해했다. 그의 웃으며 영어로 설명하고 수칸이 이것저것을 물으면 가소로움이 묻어나는 표정으로 '어', '어'라고 거만하게, 네도 아니고 오케이도 아닌 말투로 상대의 대화를 듣는 듯하면서도 상대를 깔보는 듯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


그의 영어는 어렵지도 않아서 한국식 그의 영어를 이해한 내가 불어로 통역을 해줘서야 이해를 했다. 그러면서 '어', '어' 하고 이해하는 듯했던 거만한 태도는 사실 이해를 하지 못해, 나에게 뭐라고 말하는지 묻고서 설명을 해주면 그제야 이해를 했다. 수칸은 발주처 인맥 중에 가장 이성적으로 대화가 통하는 친구였다. 상대의 얘기를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듣고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아 정감이 가는 반면에 김 도화는 내가 관심도 없는 회사의 라인을 누구를 잡고 있고, 토익이 800점 이상이라는 자랑을 틈틈이 말하면서 내가 고졸 출신이라는 것을 조롱했다.



아인 아르낫 복합화력 발전소 터파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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