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방식대로
지난 12월 아산병원에 이어, 오늘은 처음 유방암을 진단받았던
집 근처 유외과에서 교차검진을 하는 날이었다. 최근 한달간 개인적인
일로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수술한 어깨가 당기는 것도
신경쓰이고 겨드랑이에 못보던 부기가 있는 것 같아 걱정되었는데..
의사선생님은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걱정을 만들어하지 말라고 하신다.
어딘가 고장났을 때 바로 고칠 수 있도록 우리는 지금
점검하며 잘 대비하고 있고, 아직 일어나지 않는 일을 앞서 걱정하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하신다. 더구나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다며..
햇살 부서지는 이 봄날에 좀더 눈을 두고 맘을 쓰라고 하신다.
초음파를 보는내내 "괜찮아요.", "아주 깨끗해요."라고
안심시켜 주시더니, "더 잘 드시고 다음에는 살 좀 쪄서 오세요."라며
다독여주기까지 하신다. 오늘 나는 이렇게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머릿속 생각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마음속 파도는 예고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하나의 생각에 사로잡혀 시간을 낭비하고
순간의 마음에 얽매여 자신을 놓아버리기도 한다.
나 또한, 지난 몇주간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오늘을 맞았다. 그런데
막상 오늘 내가 만난 것은 희망과 따뜻한 응원이었다.
분명 나는, 지난 수술과 치료를 계기로
내 안의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새 불안과 불평, 불만의 싹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나를 지배할 때면 감사일기는 억지가 되고,
기도와 명상은 거짓이 된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우리는 평생 배우고 깨닫는 존재임을 다시금 되새기며,
나는 조용히 내 마음의 터를 다지고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
이것이 언제 싹을 틔워 꽃을 피울지는 모르겠으나,
볕을 주고 물을 주며 정성을 다해 키울 것이다.
또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내 마음에 드리우더라도..
(오늘 만난 의사선생님과 같이) 너그럽고 여유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청명하고 아름다운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며..
내 안의 어둠을 몰아내고, 다시 햇살을 드리울 것이다.
누구든 불안할 수 있고, 이따금 위태로운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가능한 주변의 작은 계기를 찾아, 재빨리 거기서 벗어나
더 좋은 생각과 더 나은 방향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러한 연습과 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