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자기 삶을 책임지는 딸
이번 한 주는 유난히 고되고 힘들었다.
둘째가 고열이 나며 아프기 시작했고,
시터 선생님은 대상포진으로 일주일 쉬고 계셨는데,
결국 다음 주부터 못 나오신다고 하셔서
나는 낮엔 일을 하며 엄마와 함께 중간중간 아이들을 보고,
밤엔 못다 한 일을 이어가며 그저 ‘버티는’ 게 하루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일까.
일도 엉망이었고, 마음은 늘 조급했다.
손이 부족한데, 애들을 두고 매몰차게 일만 하는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그러다 보면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또 미웠다.
오늘, 애들을 재우고 야근하는 나를 보고, 엄마가 말했다.
“우리 딸 너무 짠하다… 낮에도 애들 보랴 일하랴 애쓰는데, 밤에도 쉬지도 못하고 또 일하고.”
그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사실 나는, 우리 엄마는 내가 잘 지내는 모습만 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딸이 고생하는 걸 보면 마음 아프실 테니.
그래서 더 괜찮은 척하고, 더 씩씩한 척 했는데 그 마음마저 엄마는 다 알아버리셨다.
지금, 엄마는 둘째 옆에서 함께 자고 계신다.
그 곁으로 가면 눈물이 터질 것 같아서, 나는 거실에 남아 조용히 생각을 정리했다.
찬찬히 생각해 보니, 엄마가 보는 건 '힘든 딸'이 아니라
'그래도 끝까지 자기 삶을 책임지는 딸'이 아닐까.
그리고, 그 모습에서 엄마의 젊은 시절이 겹쳐 보였을 수도 있겠다.
지금은 답답하고, 이도저도 아닌 것 같아도, 사실은 모든 걸 붙들고 있는 중이다.
일도, 육아도, 가정도.
그래서 이건 '버팀'이다.
오늘도,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