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욱 교수 Dec 17. 2022

숙취의 과학적 원인

아세트알데히드와 면역 시스템의 작동


"지난밤은 무척 즐거웠지만 오늘 아침엔 손하나 까딱할 수 없다.

머리는 깨질 것처럼 아프고 무거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얼음처럼 찬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싶지만 이미 몸은 내 몸이 아니다.

난 오늘 도저히 회사에 나갈 수가 없다."


인류가 알코올로 기분 전환을 시작한 지는 수천 년이나 됐지만

숙취의 비밀은 아직 다 풀리지 않았다.

술에 대한 수천 편의 학술 논문이 있지만 숙취에 대한 논문은 5%가 되지 않는다.


탈수 증세와 숙취 증세가 비슷해서 탈수가 원인이라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탈수는 아니다.

12% 도수의 알코올을 마신다면 나머지 88%는 '물'이다.

음주 중 우리는 충분히 '물'을 마셨다.

내가 아는 어느 노교수는 소주 한 잔을 마시면 꼭 같은 양의 물을 한 잔 마신다.

그분은 이 방법으로 숙취를 예방했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만약 12%의 술이라면 같은 양의 물과

희석해서 마시면 12%/2 = 6%가 되고 같은 양의 물을 한 번 더 마시면 6%/2=3%가 된다.


알코올의 분해 순서

술(에탄올)이 분해될 때 '아세트알데히드'라고 하는 독성 물질을 만든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소에서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된 물질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환기되지 않은 실내공기나 담배,  대부분의 알코올성 음료에서도 발견되는 물질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서 만들어지면 '간'은 들어온 아세트알데히드를 아세트산이라고 하는 보다 안정적인

물질로 바꾼다.


입 안의 세균과 위액은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꾼다.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하는 임무는 ADH(Alcohol dehydrogenase)라고 하는

알코올 탈수소 효소가 한다. 분해된 아세트알데히드는 ADLH(Acetal-dehydedehydrogenase)라고

하는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 효소에 의해 무독성의 아세트산으로 바뀐다.

아세트산은 다른 방식의 분해 대사과정을 통해 아세틸-CoA로 좋은 에너지원으로 몸에서 사용된다.

※알코올이 입안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입안의 미생물들은 빠르게 알코올을 알코올성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꾼다. 입 안 미생물 전체 양을 줄이면 알코올성 아세트알데히드 형성도 감소시킬 수 있다. 결국, 양치질도 숙취 해소를 줄이는데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


알코올은 최종적으로 아세틸-CoA이라는 에너지원으로 바뀐다. 그 과정에서 '간'은

인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화학 물질들을 처리해야 하부담을 가지고 있으며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ROS) 또한 세포와 DNA를 손상시킨다.


web.uri.edu/maple
사이토카인(Cytokine)


우리 몸의 혈액 속에는 면역 단백질 중 하나로 면역 반응 상태를 알려주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면역 단백질이

있는데 숙취자들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올라갔다. 사이토카인 수치가 올라가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경보가 울리고 염증을 발생시킨다.

※참고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의 증상은 발열, 피로, 근육통, 관절통, 구토, 구역,

식욕부진, 두통, 오한과 함께 기억상실을 유발한다(모든 증상이 숙취와 같다.)


※연구가 좀 더 필요하겠지만 만약, 염증반응이 숙취의 원인이라면 소염진통제가 숙취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일부러 자신 몸을 대상으로 실험하지는 말...)


CRS 증상이 심해지면 산소 흡입, 수액, 항고혈압제(알코올은 혈당을 떨어트려 당뇨 환자의 경우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를 투여한다.
(음주 후 심한 숙취로 수액을 맞으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L-Cysteine
L-시스테인(Cysteine) 아미노산

L-시스테인(Cysteine)이라는 아미노산이 있다.

이 아미노산은 위속의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을 60% 이상 감소시켜 무독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L-시스테인(Cysteine)은 부작용이 있어 굳이 약보다는 양배추에 많이 있으므로 앞선 글에서 말한 것과 같이 양배추쌈에 마늘 하나를 얹고 고기를 얹어 드시면 '간 보호'뿐만 아니라 '숙취해소'와 '술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을 감소'시키니 잊지 마시고 같이 드시길 바란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image resource ref. : Kenji Kawamoto

이전 10화 소리 없는 간의 비명, '지방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