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는 가짜 교수들이 많아요!'
전 세계적으로 4천만 부가 팔린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의 영상에서 말하는 내용이다.
사업가 아닌 사람이 사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마케팅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현실 세계에서 마케팅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나 역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짜릿하게 깊은 공감이 됐다.
대학교, 대기업, 국가연구소, 대학병원에서 직접 목격한 사례 몇 가지를 말하자면
디자인 대회에서 입상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본인 명의의 된 간이 과세자 사업자등록 한 번 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경영학을 가르치고,
웹 페이지 하나 만들어서 로그 데이터를 모아본 적 없는 사람이 웹 마케팅을 가르치고,
월급쟁이 금융회사 직장인이 건물 몇 개를 가진 부자의 돈을 가져다가 수익률을 내준다고 하고,
PID 게인(gain) 컨트롤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인공지능(AI)'을 가르치고,
대학 졸업 후 딱 2년간 회사의 막내 생활이 평생직장 생활의 전부인 사람이
창업 후 자신은 회사에서 오랜 밑바닥 생활을 거쳐 창업을 해서 성공했다고 말하고,
예상치 못한 프로그래밍 오류를 복구하기 위해 며칠 밤을 새워본 적도 없는 사람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고, 교육학 개론조차 공부한 적도 없는 사람이 교사를 가르치는 강단에 서고,
내놓을 수 있는 변변한 제품 하나 없는 회사의 대표가 정부 과제 서, 너 개를 따서 운영하고
더운 여름 청계천 공구 상가를 발품 팔며 부품을 구하러 다녀본 적도 없는 사람이 엔지니어링을 가르친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직접 다 경험해야만 강의를 할 수 있는가?'라고 딴지를 건다면......
맞다. 다른 사람 생각은 모르겠고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배우는 사람보다 더 많은 이론과 실무 경험을 알아야만 가르칠 자격이 생긴다.
편의점에서 쉽게 사 먹는 과자 하나에도 영양 성분과 첨가물이 적혀 있고, 마트의 수산물 코너에 가면 원산지 증명서가 붙어 있다.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르치는 사람의 영양 성분과 원산지에 대해 확인하고 검증할 권리가 있다.
자신이 졸업했던 학교와 전공, 포장에 효과적인 경력, 회비만 내면 유지되는 OO학회 정회원 같은
몇 줄만 보고 금쪽같은 시간을 내서 교수의 수업 과목을 수강해야만 하는가?
학교에서 매월 나오는 일반 직장인 대비 고액의 급여와 자유로운 시간 활용, 높은 사회적 대우를
받으면서 학위에 약간의 대기업 경험으로 재작년 강의 내용을 작년에 써먹고 올해 또 써먹고 볶아먹고
우려먹으면서 맹물에 가까운 10번 맛국물도 맛국물이라고 우기는 교수들이 많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정치인과 연예인의 논문 표절 사건, 허위 박사 논문 사건에는 학계의 뿌리 깊은 안일함, 권위주의, 편 가르기, 이론 우선 주의, 관행적인 논문 테마 묻어가기가 식빵에 바른 크림 버터 같이 덮여있음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OOO학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A학회에 분과를 만들어서 본인의 선, 후배들과 학생들을 그쪽으로 몰아가는 학회 양떼몰이는 가짜 교수들이 얼마나 학연, 학회 구석구석에 박혀있는지 보여준다. 애써 그렇지 않은 참교육자 교수들이 훨씬 많다는 말로 위안해보지만 맥주 홉의 씁쓸함 같은 뒷 맛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론과 실무는 다르다.'라는 말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실무에 적용되지 않는 이론이 무슨 도움이 될까?
많은 전문 분야의 경우 석, 박사 학위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 바닥에서 질적으로든 양적으로든 오랫동안
결과물을 낸 경력자를 더 인정해준다. 이뿐만 아니라 생활에 달인에 나오는 수많은 달인들은 학위가 없다.
오랜 시간 몸으로 익힌 감각과 노력이 그 분야의 달인으로 만들어줬다.
나는 가짜 교수들이 아닌 진짜 달인들이 강단에서 후학들을 가르쳤으면 한다.
가끔 선, 후배들과 바닷가 한적한 펜션에서 모여 고기를 굽고 소주 한 잔 하는 모임이 있다.
이 모임에 가면 가끔 누구나 들어봄직한 직장에 취업한 후배들이 새로 뽑은 외제차를 몰고 나온다.
그렇지 못한 후배들은 얼굴 보기가 도통 어려웠는데 그 이유를 짐작할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학생 신분의 후배가 '저도 좋은데 취업해서 내년 이 자리에 당당하게 참석하겠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OOO 교수님은 '그래, 너희도 저렇게 열심히 해서 잘되거라' 하셨다.
맞는 말씀이다. 아직 학생이니 더 잘되라고 채찍질을 해주시고 동기 부여를 해주신 것에 대해 보기 좋았다.
내 차례에 난 이렇게 말했다.
니들이
멋진 차 안 끌고 와도 되고,
멋진 옷 안 입고 와도 된다.
동기가 보고 싶고
선배가 그립고
후배가 보고 싶으면
사람들이 생각나면 언제든지 와라.
호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와서 얻어먹고
돈이 많으면 맛있는 것 사서 베풀고
그렇게 오래오래 만나자라고 말했다.
.............
나는 아직도 사람 향기가 그립다.
참으로.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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