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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술 전문가의 비밀 노트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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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정욱 교수 Jan 07. 2023

술 드시면 얼굴이 붉어지세요?

ALDH2 활성 유전자 이상 문제

난 간이 안 좋은가 봐~

주변에서 술 한 잔이라도 할라치면 얼굴이 빨개진다는 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분들은 얼굴만 빨개지는 게 아니고 목덜미, 팔뚝, 가슴팍까지 빨간 홍조가 퍼진다.

안타깝게도 동아시아계(중국, 일본, 한국) 사람은 3명 중 1명 이상이 알코올을 섭취하면

안면홍조를 겪는 데 그 원인은 알코올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 중 하나인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의 유전적 결핍

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다른 말로

아시아 홍조 반응(Asian Flush Reaction)

아시안 글로우(Asian Glow)

알코올 불내증(Alcohol Intolerance)이라고도 한다.

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없는 동아시아계인들은 술을 마신 후 얼굴과 목에서 열이 나고 안면홍조,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움, 메스꺼움, 구토, 두통, 심장 떨림 등과 같은 증상이 일어난다.

collectionsblog.plos.org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환되고
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아세트알데히드를 아세트산으로 바꾸게 되는데
유전적으로 이 효소가 부족한 동아시아계인들은 술을 마신 직후 장시간동안 높은 농도의 아세트알데히드를 경험하면서 메스꺼움, 발한, 두통, 심장 두근거림, 현기증, 안면 홍조와 같이 숙취와 비슷한 증상을 겪게 된다.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는 세포질 효소와 미토콘드리아 효소 두 가지가 있는데

대부분의 백인들은 두 가지 모두 가지고 있는 반면 동아시아계의 50%가 세포질 효소는 가지고 있지만

미토콘드리아 효소는 가지고 있지 않다.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의 유전적 결핍을 'ALDH2'로 표현하는데 ALDH2 부족은 유전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영구적으로 이 효소를 생성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ALDH2 결핍을 치료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히스타민-2(H2) 차단제라는 약으로 안면 홍조는 조절할 수 있다.

이 약물은 혈류에서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늦출 수 있다.

H2 차단제는 시메티딘, 라니티딘, 파모티딘, 니자티딘 등이 있으며 주로 위궤양, 속 쓰림 치료제로

처방됐었는데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성분의 위궤양치료제 성분에서 인체발암 유발물질이 검출된 이후

'파모티딘'과 '시메티딘' 성분이 있는 약들이 식약처 인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

예) 파모티딘 성분포함 약품

조금 전문적이지만 히스타민-2(H2) 차단제가 히스타민 H2 수용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항히스타민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정확하게 '항히스타민제'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항히스타민제(Zyrtec, Telfast 및 Claratyne)라고 부르는 약물은
히스타민 H1 수용체만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알코올로 인한 안면 홍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ALDH2가 부족하고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 아세트알데히드가 독성 수준으로 축적될 수 있다.

때문에 국제암연구소는 알코올 섭취 시 분해과정에서 발생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안타까운 결론이지만 ALDH2 결핍이 있는 사람은 '식도암'과 '두경부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이 유전자는 특이하게 남성 당뇨병에 영향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술을 마시면 심하게 얼굴이 빨개지는가?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유전적으로 술 분해 효소가 없는 것이다.

아래의 수칙을 꼭 지키시면서 음주를 하셔야 한다.

1. 충분한 물과 함께 드시고 절대 과음하지 않으셔야 한다.

2. 높은 도수의 위스키, 브랜디, 소주보다는 맥주, 와인처럼 낮은 알코올을 드셔야 한다.

3. 담배는 끊으시고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 커피와 탄산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

5. 비타민 보충제를 통해 ALDH2 효소 활동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