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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도sido Jul 07. 2021

나와 구덩이

모든 것이 어지럽고 겁났던 어느 날에


내 몸 한가운데를 파 구덩이를 만들었다


오랜 세월을 자란 살이 쿨럭쿨럭 쏟아지는데도


기어코 완성된 구덩이에 앉아


오래도록 비를 피했고,


그때 그 구덩이는 여지껏 아물지 못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여름,


나는 태연하게 살아있고,


우리는 종종 몸 한가운데가 파인 사람을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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