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모를 개들이 자꾸 검은 꽃을 물어와
나는 너와 밤바다를 건너야 하는데
어서 너를 따라가야 하는데
사람을 죽이지 마
상상 속에서
사람을 밀지 마
절벽 아래로
나는 너를 쫓아 가야하는데
사람을 찌르지 마
자꾸 머리 속에서
누구를 죽이지 마
그러는 저는 매일마다 누구를 죽이면서
매일마다 누구를 찌르면서
나를 피해 달아나도
너는 없고
끝이 정해지지 않은 꿈 속에서
자꾸만 같은 개를 발견하는 일
매일마다 다른 이빨자국으로 물리고 마는
너를 찌르지 마
자꾸 머리 속에서
너를 죽이지 마
그렇게 말해주는 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나의 슬픔이 보이나요
전혀 다른 꿈 속에서도
익숙한 검은 꽃을 받는 일
그게 매일마다 누구의 피로 적셔진다면
믿을 수 있나요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매일마다 같은 꿈을 꿔
개
검은 꽃
피
이빨자국
나는 내가 아닌 누구도 죽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