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연재 Mar 23. 2023

전 세계에 내 couch(쇼파), 내 가족 만들기

'카우치 서핑'으로 현지인 만나며 여행하기 (1)


현지인 집에서 묵으며 친구도 사귀고.. 그 나라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



나의 세계여행에서 절대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카우치 서핑'이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꼭 '카우치 서핑'을 이용해 보리라 벼르고 있었다. 현지인 친구들도 사귀고, 현지인 집에서 묵어보기도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 집에 묵는다는 것이 누가 보면 위험한 일이었지만, 나에게는 여행지에서의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주었다.


현지인 가족과 함께 요리를 해 먹고, 여행과 삶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그림도 그리고, 영화도 보고... 그 나라를 누구보다 깊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8개월 여행을 하며 총 9번의 현지인 가정집 숙박을 했다.

에스토니아 1회 (탈린)

그리스 5회 (아테네1, 파트라1, 크레타3)

미국 3회 (샌프란2, 텍사스 1)

(+멕시코 1회 : 원래 그 집에 묵으려고 했었는데, 그냥 밖에서 같이 돌아다니는 것만 하고 그 집에서 묵진 않았다.)



숙박은 하지 않고 밖에서 만나 행아웃만 한 것은 그보다 좀 적다.

러시아 2회 (카잔)

그리스 1회 (크레타)

카자흐스탄 1회 (알마티)

멕시코 2회 (칸쿤, 플라야 델 카르멘)



첫 카우치서핑 가족, 에스토니아의 바샤 가족
바샤네 집 방문 후 쓴 일기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그 집에 가서 하루를 묵는 것은 어찌 보면 위험한 일이다. 때문에 안전에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안전 불감증인 나지만, 카우치서핑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데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었다.



1. 여성, 또는 아이가 있는 가족

아무리 여행자로서 나를 맞이한다고 해도, 여자가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묵는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드물기는 하지만 카우치 서핑을 데이 어플로 악용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꼭 피해야 했다.


나의 자기소개에 별표 세 개를 하고 아래의 문구를 넣었다.

"I'm not looking for a date, I just want a friend! (나는 데이트 상대가 아닌 친구를 원한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만난 에이미 가족. 젊은 부부와 귀여운 두 아이가 있는 행복한 가족이었다! 내가 먼저 요청을 보냈고, 에이미가 흔쾌히 수락해 주어 머물게 되었다.





2. 레퍼런스(다른 사람의 후기)가 있을 것

프로필에 들어가면 그 사람을 만나본 사람의 후기를 볼 수 있다. 좋은 후기가 많으면 그만큼 안심하고 그 사람을 만날 수가 있었다. 카우치 서핑을 처음 가입해서 후기가 없는 사람도 만나보긴 했는데, 너무나 좋은 친구였다.



나를 만난 친구들이 나에게 남겨준 레퍼런스



3. Verified (신분이 인증된) member일 것

카우치 서핑에 일정의 회원비를 내고, 신분증과 휴대폰 번호로 본인인증을 한 경우에는 프로필 옆에 Verified라고 표시가 된다. 비록 나는 verified member가 아니었지만, 집에 방문할 현지인을 고를 때만 웬만하면 verified member를 선택했다.  


4. 자기소개에서 정성이 느껴질 것

나도 자기소개를 쓰듯이, 현지인 호스트도 자기소개를 쓴다. 성의 없게 한두 줄 써놓은 사람이 있는 반면, 정성스럽게 자기소개를 써놓은 사람도 꽤 많다.


본인은 어떤 사람(가족)이고 뭘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고 성격은 어떤지, 왜 카우치 서핑을 통해 여행자를 만나고 싶은지 등등.. 한국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으면 더 눈여겨보게 되었다.


5. 집이 나이스 할 것!

집이 꼭 클 필요는 없지만, 깨끗한 건 무조건 중요했다. 그리고 나에게 방을 따로 주는 가족을 위주로 찾았다. 호스트 프로필에 본인 사진 외에 집 사진도 올리게 되어있으니, 신중히 둘러보고 고르면 된다. 사진 외에도 방 개수, 내가 쓰게 될 곳이 거실인지 독립된 방인지, 아니면 누군가와 공유하는 방인지, 화장실 공유 여부, 애완동물 여부, 자녀가 있는지 등등도 자세히 기입되어 있다.






나의 여행 기간과 지역, 원하는 호스트의 성별, 언어, 나이, 행아웃을 원하는지 숙박을 원하는지 등의 정보를 입력하고 검색을 하면, 나와 맞는 호스트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자기소개와 사진을 꼼꼼히 확인하고, 원하는 사람에게 '요청'과 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를 정성스럽게 쓸수록 답변이 올 확률이 높다!


내가 먼저 요청을 보기도 하지만, 호스트 측에서 내 자기소개를 보고 먼저 제안을 하기도 한다. 멕시코 키아라네 가족이 그런 경우였는데, 온 가족이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인 여행자를 만나고 싶어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어떤 날짜에 어디를 여행하는지를 입력해 놓으면 호스트가 여행자를 먼저 찾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와 카리나는 우리 부모님 또래의 부부였으며, 대학생 딸이 하나 있었다. 나중에 이야기해 보니 한국 여행 때 카우치 서핑을 통해 만난 한국인 친구가 너무나 잘해줬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고, 그 덕에 한국이 더욱 좋아졌다고 한다! (누군지 모르는 그 여자분께 참 감사하다.) 


그리고 이런 좋은 기억을 멕시코에 여행 오는 여행자에게도 선사해주고 싶어서 나를 초대했다고 한다.



멕시코만 생각하면 그리운 키아라네 가족



다음 편에서는 나의 카우치서핑 실제 경험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

이전 03화 보헤미안 라이프 위시리스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