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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연재 Jun 03. 2023

재택근무러의 생활 엿보기

뭘 입고 뭘 먹으며 일할까

재택근무를 하기 전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할까 늘 궁금했었다. 언제 일어나서 일은 언제 시작하고, 뭘 먹고 사는지 등등...


이번 편에서는 내가 반년 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겪은 재택근무러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1) 朝 (아침)

재택근무러의 아침 시작


컨디션 좋을 때는 아침 요가로 하루를 시작한다. 해가 어슴프레 떠오를 즘에 좋은 음악이 나오는 요가 영상을 틀고 어설프게나마 따라 하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잠이 좀 깬다. 물론 이런 날은 주 2회가 될까 말까다. 4회 이상 아침에 개운하게 눈을 뜰 수 있도체력을 끌어올리는 게 이번달의 최대 목표다!


나는 주로 바닷가의 일출을 배경으로 찍은 요가를 좋아한다. 영상이 시작할 때는 해가 떠오르기 전이라 어둑어둑한데, 끝날쯤에는 해가 훤히 떠있다. 요즘에는 여름이 다가오는지라 해가 빨리 뜨긴 하지만. 30분의 짧은 요가를 마치고 나면, 왠지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남편이 출근할 때 따라 나와 잠시 산책을 하기도 한다. 정말 컨디션이 좋을 때는 2km 조깅을 한다!


컨디션이 별로일 때는 아침 7시 반에 겨우 일어나서 컴퓨터를 킨다. 우리 회사는 자율 출근제라 원하는 시간에 일을 시작(즉, 컴퓨터를 켜는 것)해서 점심시간 포함 9시간의 근무시간을 채우면 퇴근할 수 있다.


나는 되도록이면 일찍 일을 시작해 일찍 퇴근하는 것을 선호한다. 오후가 될수록 지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일찍 출근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나저러나, 어떻게 아침을 시작하든, 만원 버스에서 기 빨려가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행복하다. 나는 아침저녁으로 겪는 두 시간 이상의 대중교통 통근과 서울의 멀미 나는 교통체증에 치를 떨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2)  依 (옷)

재택러는 뭘 입고 일할까


아침에 잠시 나갔다 온날은 그대로 트레이닝복을 입고 일하지만, 잠옷을 그대로 입고 일할 때도 많다. 나의 회사는 회의를 할 때도 카메라는 키지 않기 때문에, 화상회의 복장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그러다 문득 남들은 재택근무를 할 때 뭘 입고 근무하나 궁금해졌다. 나보다 빨리 재택근무를 시작한 친구 세 명에게 물어보았다.


"너희는 집에서 일할 때 뭐 입고 해?"

셋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입모아 답했다.

잠옷!!!


아... 나만 잠옷 입고 하는 게 아니었구나!

재택근무 초기에는 집 앞 공유 오피스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항상 운동복에 맨투맨을 입고 나갔다. 하지만 거의 집에서 일하는 요즘은 잠옷을 입고 일할 때가 많은데, 너무 잠옷과 생활복의 구분이 안 되는 건 별로지 싶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옷이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 않는가 싶어서.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어도, 결국엔 편한 게 최고다. 외출복도 잠옷도 아닌 생활복정도의 옷을 입고 일하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 食 (음식)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까


회사로 출퇴근을 하면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주로 회사 사람들과 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지금, 나는 주로 간단한 요리를 집에서 해 먹는다. 문제는 이 '요리'의 대부분이 라면이나 냉동식품 같은 인스턴트라는 것이다. 심지어 과자와 빵, 콜라로 때울 때도 많다.  가끔 배달을 시켜 먹을 때도 있는데, 제대로 된 식사류가 아닌 케이크, 빵을 시킨다. 쓰다 보니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정기배송 도시락을 시켜볼까, 샐러드를 시켜볼까 몇 번 생각은 해봤지만, 워낙 몸에 안 좋은 음식만 좋아하는 입맛이라 실천에 옮기기가 힘들다. 그러다 보니 건강이 안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려면, 이런 안 좋은 식습관을 버려야 할 것 같다! 라면이나 냉동식품이 지겨워질 때면 가끔 집 앞 돈가스집에 가서 분식류를 사 먹는다.


재택근무에 꽤나 만족 중이지만, 위와 같은 단점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기력이 떨어진다고 한약을 지어먹을 게 아니라 앞으로는 건강을 생각한 점심을 먹어야지, 라고 혼자 다짐해 본다.


밥보다는 이런거 먹는 걸 좋아한다. 앞으로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지~



재택근무 이야기 연재는 아래와 같이 예정하고 있어요*^^*
1장. 재택근무를 원하게 된 이유
2장. 비 IT업계, 3년 차 직장인의 재택 도전기
3장. 진짜 재택근무 이야기 ⇒ 지금은 요기!
4장. 디지털 노마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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