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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연재 Oct 04. 2023

재택근무, 일과 삶을 분리하자

홈오피스? 오피스홈? 공유오피스?

공유 오피스


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내가 가장 처음 한 것은 '공유 오피스 알아보기'였다.

그렇게 동네에 유일무이하게 있는 공유 오피스를 보증금 40만 원, 월세 20만 원에 계약했다.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업무 공간과 생활공간을 분리할 수 있다.

나같이 원격근무를 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있다.


아무리 집이 좋아도 일도 집에서 하고, 휴식도 집에서 하고, 밥도 집에서 먹고, 잠도 집에서 자고... 모든 것을 집에서 하다 보면 일과 삶이 너무 분리가 안 될 것 같았다. 따라서 '집에서 일한다'는 것은 애초에 나의 선택지에 없었다. 집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한없이 나태해지고, 게을러질 것 같았다. 또한, 퇴근을 해도 퇴근한 느낌이 아닐 것 같았다. 일할 때도 집, 퇴근해도 집이니까.


그리고 혈혈단신으로 남편 하나 보고 내려온 이 외딴 동네에서 하루종일 집에서 혼자 일하다 보면, 아무리 일을 계속한다고 해도 너무 외롭고 적적할 것 같았다. 더군다나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사람을 더욱 그리워할 것 같았다. 아무리 사람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회사에서 매일 의무적으로 마주치고 8-9시간을 함께해야 하는 인간관계가 그리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그 반대로,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 쭉 오롯이 혼자 있는 것도 썩 달갑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유 오피스에 대한 기대는 입주 첫날 산산조각 났다!


우선 나 외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두어 달 이곳에 갔을 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었던 적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곳은 수도권에 있는 제대로 된 공유 오피스와는 달리 아주 작은 곳이었다. 일하는 동안 딱 내 방에만 머물러있을 뿐, 가끔 로비나 라운지에 나가서 카페 느낌으로 일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가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두 달 만에 방을 빼게 되었다...








홈 오피스


공유 오피스에서 짐을 다 뺀 후, 집에서 빈 방을 홈 오피스로 꾸미기로 결심했다. 나는 오피스라고 꼭 딱딱하게 꾸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감성대로 꾸밀 수 있다는 것이 홈 오피스의 최대 장점 아니겠는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구색, 좋아하는 무늬의 방석, 좋아하는 향기로 홈 오피스를 가득 채웠다.

미니멀리스트지만 빈티지 무늬를 좋아해요ㅎㅎㅎ




공간에는 기억이 담긴다고 했던가. 아무리 내 취향을 가득 담아 꾸민 오피스 룸이지만, '일을 하는 공간'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 주말에는 철저히 방문을 봉쇄해 놓고 웬만하면 이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오피스 룸을 꾸민 것은 삶과 일을 최대한 분리하기 위한 노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멀스멀 거실로 나와 일하고 싶어질 때도 많다. 그걸 넘어서면 그냥 소파나 침대에 드러눕고 싶어질 때도 있다. 바쁘지 않을 때는 상관없지만, 해야 할 일이 많을 때는 몸뚱이를 억지로 이끌고 나가 카페에 간다. 운동을 할 때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문'이듯이, 업무도 비슷한 것 같다. 그나마 최근에는 코워킹 메이트(같이 일하는 동료)를 구해서 가끔 카페에서 만나 일을 하기도 한다!







육아와 재택근무를 함께하는 부부


나는 집에서 혼자 재택근무를 하지만, 내 주변에는 부부가 함께 재택근무를 하는 친구도 있다. 심지어 그 와중에 출산을 해서, 재택근무와 육아를 함께하고 있다.


남편은 새벽 여섯 시부터 오후 서너 시까지 일을 하고, 아내는 오전 아홉 시부터 오후 대여섯시까지 일을 한다. 아이 어린이집 픽업은 비교적 시간 쓰는 것이 자유롭고 외근이 없는 남편이 한다. 중간중간 아이를 케어하는 것은 그때그때 상황이 되는 사람이 한다.


이 친구 부부를 보면서 정말 일과 삶의 분리가 힘들겠구나 싶으면서도,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다.



재택근무 이야기는 아래와 같이 예정하고 있어요*^^*
1장. 재택근무를 원하게 된 이유
2장. 비 IT업계, 3년 차 직장인의 재택 도전기
3장. 진짜 재택근무 이야기 ⇒ 다음번에 마지막 편!
4장. 디지털 노마드의 삶

연재가 연재하는 여행일기는 여기로 와주세요!
https://blog.naver.com/dino_yeo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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