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개념을 바꿔라!

공부는 생존의 문제

by 서담

나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학교에서 줄곧 공부를 했다. 왜 학교를 다니고 학교에서 공부했을까를 생각해 보니, ‘공부는 당연히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대학교에 진학해서는 그러한 생각이 바뀌어 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해서 학위를 취득하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었다. 하지만 오늘날 그러한 생각들은 공부를 하는 데 큰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너, 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니?”

“좋은 대학 가려고요.”

“좋은 대학? 좋은 대학 나오면 달라지는 게 있나?”

“좋은 회사에 취업할 수 있잖아요.”

“왜 좋은 회사에 취업해야 하지?”

“연봉이 높잖아요.”

“그래서?”

“돈을 많이 벌어 좋은 배우자를 만나 집도 사고 결혼도 해야죠.”




공부하는 이유가 부와 지위를 얻기 위해서임을 알 수 있다. 이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지닌 생각이 아니고,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이 추구하는 ‘보통’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단순히 학위를 따기 위해서 공부하는 시대는 지나고, 공부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공부를 한 사람들이 부와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의 주된 인식이기도 하다. 이는 직장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러하다. 예전에도 기업에서는 몸집을 불려서 시장을 장악하고 사세를 확장하던 시기에는 많은 신입사원을 고용해야 했고 그 상황에서 좋은 학벌이 신뢰할 만한 잣대로 작용하였다. 또한 먹고사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던 시절이었기에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높은 연봉을 받음으로써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의 바람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승진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승진을 통해 연봉이 높아지면 더 높은 생활의 질을 추구할 수 있었고, 그것이 행복의 척도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먹히는 세상이었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게 되면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논리가 통했다. 그러나 이제 그런 논리는 잘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지 오래이다.




군복을 벗어야 양복을 입을 수 있듯이, 오늘을 벗어야 내일을 입을 수 있다. 어제를 소비하여 오늘을 만들었듯이, 오늘을 버려야만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가 군대에 있는 동안 세상은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직장의 개념도 바뀌었다. 지금은 영원한 직장, 영원한 조직이란 것은 사라졌다. 나 스스로가 1인 기업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최근 20~30년 사이에 너무나 많이 변했다. 공부의 목적도 더 이상은 유효하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대학이 너무 많아지면서 대학 졸업장도 예전만큼 인정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는 대졸 신입 사원 채용을 줄여 안정적인 취업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기에 청년 실업률이 12%대를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체 실업률도 5%라는 높은 수준에 달하면서 고용 관련 지표가 전체적으로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고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데에서 연유하는데, ‘좋은 일자리’ 비율이 높은 제조업 취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는 산업 구조 조정과 경기 부진의 여파로 추정된다. 거기에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 다섯 명 중 네 명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평생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 평생직장에 대해서도 직장인과 구직자의 절반 이상이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입을 모았다.



1996년 영국 정부에서 발표한 노동 시장의 유연성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 내에서 근무하는 비정규 근로자들의 비율은 실업률을 제외하고 1985년 37%, 1995년 43%, 2005년 46.5% 정도로 추산되는데, 그 비율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였다. 영국에서의 평균 직장 근무 연수는 약 6년 정도에 머물고 있어 ‘영구직’이라고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제 영원한 직장은 없는 셈이다.


사실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 직장에 다니면서 월급을 받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영업도 있고, 자신의 재능을 돈과 바꾸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월급이 아니라 스스로 돈을 버는 일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무작정 직장을 뛰쳐나오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러한 일들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이다.


공부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