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준비, 골든타임을 지켜라!"
생각의 변화
“생존 준비 골든타임 전역 전 ・ 후 3년”
‘준비(準備)’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미리 마련하여 갖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자신에게 예정되어 있는 어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아야 일이 닥쳤을 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준비를 갖추어 놓는다고 모든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 해외여행을 갔을 때 만반의 준비랍시고 수많은 짐들을 싸 갖고 갔다가 짐에 치여 여행도 제대로 못 하고 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예정된 상황에 대한 철저한 준비라고 할 수 없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조언을 듣는다거나 해외여행 정보를 더 찾아보았다면 그렇게 힘들여 필요 없는 준비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역을 앞둔 사람들은 전역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지 않다. 그들은 알고 있으나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전역 준비요? 해야죠. 그러나 당장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스러운데 준비가 수월하게 될까요?”
이들의 말에도 타당성이 있다. 사실 그들이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그동안 그들이 몸 담아 왔던 부대에서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그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극히 제한적이라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또한 전역을 준비하기 위한 인식을 갖게 되는 시기도 저마다 다를 뿐 아니라 현재 그들을 위해서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역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남은 기간을 더욱 알차게 보내 후회 없이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역 후에는 인생을 더 멋있게 살아가고픈 욕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역이 코앞인데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새로운 싸움을 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전쟁터에는 최첨단 무기와 장비들이 즐비한데 날이 무뎌지고 수명이 다해 낡아빠진 무기를 갖고 전장에 투입된다. 전쟁터의 상황은 엄청나게 바뀌었다. 현대전은 속도전이며 과학전, 정보전이다.
세상의 빠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전쟁에서의 승패를 좌우한다. 익숙한 전쟁터가 아닌, 낯선 지형지물만 가득한 새로운 전쟁터로 가는 중이다. 그런데도 “이 무기와 전술로도 충분히 싸워 이길 수 있어.”라고 하면서 무기를 쥐어 준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와 전술이 새로운 전장에서 과연 통할까? 그것들은 모두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기존의 규칙들과 이전의 경험들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변화에 맞춘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가 필요하다.
1957년 소련에서는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를 세계 최초로 우주에 쏘아 올렸다. 이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나라는 미국이었다. 소련에서 우주 개발을 통해 발전시킨 기술을 대륙간 탄도탄에 적용시켜 미국을 핵 공격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미국인들을 긴장시켰고, 이에 미국 정부에서는 교육과 우주 개발 분야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결국은 소련을 앞질렀다.
생각의 변화, 변화에 따른 대응이 드러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군 생활이 길어질수록 사회에 나와 대처하는 것들은 점점 늦어진다. 생각의 변화도 더디고 그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거북이걸음이다. 어쩌면 변화에 전혀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주어진 여건에 안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전역 후 군인 연금이 나오니까 그래도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변화에 대처하기 싫어서일까?
그러나 군인 연금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군인 연금이 어찌 군 생활 때 받았던 봉급에 비할 것인가? 군인 연금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고 연금일 뿐,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새로운 일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해 주기는 더욱 불가능하다. 이러한 것들을 올바로 인식하는 일이야말로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추진력이 될 수 있다.
나는 당사자들의 고충과 애환을 알고 있다. 아니, 안타까움이라고 해야 할까? 당사자들이 변화해야 하는데 변화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무르려고만 하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원받지 못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실제로 전역 후에는 은퇴와 사회활동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필자 역시도 그 시기에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고 모든 것이 막연하기만 했다. 내가 과연 천직으로만 여겼던 20여 년의 군 생활을 뒤로한 채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무슨 일을 해서 내 가정을 이끌어 나가야 하나라는 막막함마저도 들었다. 나름대로 이곳저곳 알아보고 확인해 봤지만 지금껏 살아온 생활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환경들에 대해 적지 않은 거부감마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다는 상황을 접하면서 느끼는 가슴앓이였다. 힘겨운 자신과의 오랜 싸움이 진행되면서 속 시원하게 누구에게 말하기조차도 조심스러웠던 예민한 시기였다. 그 반면에 ‘아무리 사회가 어렵고 힘들다 하더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은 있겠지.’, ‘노력 앞에 무슨 일이 안 되겠는가.’라는 자조 섞인 위안도 해 보면서 조금의 긴장감을 풀고 지낸 시간들도 있었다.
‘이젠 전역할 때로군.’이라는 예감을 하는 시점은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정도이다. 이 기간은 진급 연한이 이미 다 지난 시기이기 때문에 전역을 예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전역일이 확정 안 되었다는 이유로, ‘지금 전역을 준비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좀 빠른 것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적어도 3년이라면 느낌으로 언제까지 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선다. 또한 자신의 전역 시점을 알고 있다면 적어도 3년 정도는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상적으로는 전역을 준비하는 시점을 규정상 정해 놓은 직업 보도반이라는 시간(9~12개월)으로 한정시켜 놓음으로써, 그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는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그 시기가 되었을 때 전역 준비를 해도 된다는 자기 합리화로 준비를 미루어 두는데, 이는 잘못이다.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준비를 ‘공부’라는 말로 바꿔서 이야기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적어도 3년 이상 한 발 더 앞서서 자신의 역량을 확장시키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공부로 확장시키면서 군 생활을 조금 더 연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역을 준비하는 일도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본분을 다하면서 공부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전역 후의 모습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전역 예정자 중 준비 기간은 1년밖에 안 되더라도 준비에 대한 필요성은 적어도 3년 이전부터 느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시점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또 다른 설계를 위한 공부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기간을 준비 기간이 아니라 그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 심정에서 마음 편히 지내려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업무는 가급적 회피하게 되고, 대형 사고만 내지 않고 넘어가는 전형적인 복지부동, 무사안일의 자세가 대부분이다. 우스갯소리로 ‘대포중(대령을 포기한 중령)’, ‘중포소(중령을 포기한 소령)’라는 은어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아까운 3년 여 시간을 하릴없이 보내고 명확한 목표도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1년 남짓 되는 시간에 어떤 준비를 할까 고민만 하다가 새로운 전쟁터에 나오게 되면 공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에만 매달려 있기보다는 남들보다 한발 더 앞서 준비하여 나를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전역 전·후의 3년이 왜 생존을 준비하는 골든타임 인지 감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