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자가격리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

by 마리

4월이었다.


바깥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나오게 된 거 이 좋은 날씨에 봄나들이라도 열심히 다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갈 준비를 하며 부엌에 굴러다니는 페트병을 분리수거하기 위해 베란다로 갔다. 플라스틱 통에 페트병을 던지고 베란다 문을 닫는 순간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새끼발가락이 문에 끼고 말았다. 욱신욱신 통증의 고통이 꽤 컸지만,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날 오후, 공원을 걷는데 발가락이 떨어져 나갈 듯 아팠다.


걸음을 멈추고 운동화와 양말을 벗고 상태를 보니 발가락에 시커먼 멍이 들어있었다.


바로 정형외과에 갔다. 새끼발가락 골절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6주 동안 깁스를 하고 발을 쓰면 안 된다고 하셨다.


오 마이 갓! 이건 나의 계획이 아니었는데.


눈앞이 깜깜했다. 코로나 때문에 멀리는 못 가더라도 내가 제 일 좋아하는 봄날을 만끽하려고 했는데 걷지도 못하고 집에 있어야만 하다니.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바로 집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발가락에 통증이 계속 느껴져서 아팠다.



처방 약을 챙겨 먹고 침대에 누워있던 어느 날, 문득 이렇게 된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핑계로 나에게는 당분간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자유가 주어졌다.


왠지 설레었다.


빨리 이직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 칠 수 있었고 재취업을 빨리하기가 싫어졌다.


물론 내가 노력한다고 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취업활동에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영영 취업을 못 하게 되면 어떡하지 불안감이 올라왔지만 내 삶에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잠시 모든 걸 멈추고 싶었다.


6주 동안 나에게는 자유가 주어졌다!



이전 02화채팅방을  나가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