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슬픔은 오직 나의 것이어서.

by ㄱㄷ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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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한 편의 편지를 쓰게 됐습니다.

이 편지는 나에게 보내는 것이자, 사소한 어둠을 갖고 있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허튼 희망을 품어야만 견딜 수 있는 순간이 있지요.

가령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이후에 그가 다시 돌아오진 않을까 하는 것, 지금의 실패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판 같은 거라는 것 같은.

나를 향한 거짓을 스스로에게 하고야 마는 것.


때로는 이러한 마음이 시절(時節)을 견디게 해주기도 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인 줄이야 진즉에 알았지만요, 그것마저 없으면 지금을 견딜 수 없음을 직감하고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 비슷한 상처를 가진 체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다만 비슷하다고 해서 모두에게 같은 슬픔을 주진 않고요.


각자가 느끼는 마음의 점도는 다른 것 같습니다.

누구에겐 물 같기도, 누구에겐 기름 같은 것 이랄까요. 그래서 누군가에겐 물처럼 흠뻑 젖었다가도-

좋은 날씨가 오면 물은 마르듯이 금세 증발해버리기도하고, 누군가에겐 기름 같아서 오래도록 자신의 몸에 들어붙어 있기도 합니다


이 슬픔은 오직 나의 것이어서,

나 혼자 견디고, 버텨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차차 나아질 거라는

허튼 희망을 간직한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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