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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요커 Jun 25. 2019

회사에서 편애 안 하는 그들의 문화

내가 배운 미국 회사에서 편애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누구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 부하직원을 둔 상사의 입장이라면 일도 똑 부러지게 잘하고 말도 참 바르게 하는 예뻐할 수밖에 없는 부하직원이 있다. 게다가 회사 밖에서까지 자주 만나고 성격도 맞다 보면 사람인지라 팔이 안으로 굽는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자연스러운 현상들이 미국 회사는 용납이 될까? 


정답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정치도 잘하는데 특혜쯤은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물론, 일을 잘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정식적인 평가를 통해서 연봉 인상, 승진, 인사고과 등에 긍정적으로 반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업무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상사로서는 기본적으로 부하직원을 평가 시 고려해서는 안 될 요소이기도하다. 당연히 팀의 분위기나 대인 관계면에서 긍정적 기여를 하는 부분도 하나의 평가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것이 그 사람만을 위한 특혜나 편애로 이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 


편애나 특혜로 인해서 생기는 인사적 불평등은 Favoritism 문제라고 부른다. 


분명한 증거를 찾기 어렵더라도 다수의 구성원이 기회의 고른 분배와 혜택의 비차별화를 느끼지 못하고 공통적으로 특정 인원이 수혜를 받는 것으로 느껴진다면, 특히 상사와 사적이거나 비업무적 요소로 인하여 그런 수혜가 발생된다고 느낀다면 매우 심각한 요소이다. 미국이 평등의 나라라고 불리는 (완전한 평등은 글쎄... 지만)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익히 들어서 독자분들도 잘 알고 있겠지만, 미국은 소송의 나라이기 때문에 회사는 여러 가지 소송에 휘말리는 것을 싫어한다. 상법이나 회사 운영에 관한 법률 소송을 제외하고 가장 피곤한 것이 바로 노동법 관련 소송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HR 관련 규정과 교육을 철저하게 수립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소송은 비용이 상상 이상으로 치솟는다. 이러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Settlement라고 불리는 합의 단계에서 조율하고 마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들어가게 될 비용의 최소화와 불리한 부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도 시비 걸릴 요소들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규정과 조직문화 개선에 힘을 쓰는 것이며 그중 한 요소가 공정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로서 특정 부하직원 편애는 회사에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편애를 해서 기회를 몰아주는 것보다 공정하게 일을 분배하되, 정확한 업무 평가를 통해서 못하는 인원들을 걸러내는 것이 미국의 문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경고나 면담 등이 있지만 실제로 어느 날 갑자기 수치적 평가를 들고 와서 HR 매니저가 자리를 찾아와 지금 당장 짐을 싸서 나가라고 하는 것도 익숙히 들은 미국의 조직 문화이다. 이러한 평가를 보다 정확하고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직원들의 역량을 수치화하고자 노력하고 시스템화하는 것을  hold someone accoutable 한다고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하여 못하는 사람들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특정 인원에게 과하거나 좋기만 한 기회가 몰리는 것도 파악이 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나도 편애가 아님에도 그렇게 비쳐서 곤란에 처한 사례가 있다.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Union이라고 불리는 노동자 조합이 강하게 결성이 되어 있다 (추후 Union이 있는 조직문화에 대해서 별도의 글을 연재할 예정이다). 내 부하직원 중 한 명이 유난히 힘들어하고 버거워하는 것이 느껴져서 해당 직원을 많이 도와준 적이 있다. 그런데, 다른 직원이 이것을 보고 편애를 해서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조합 대표자에게 나를 신고한 적도 있다. 물론, 편애도 아니었고 어려워 보이는 인원을 도와준 것이라 오히려 내가 더욱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던 계기이긴 했지만 조합에 신고 접수가 되었다고 들었을 때는 큰 일이겠구나 싶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며칠을 속앓이 했던 적도 있다. 


나 또한 일을 확실하게 그리고 열심히 하는 한국인의 특성으로 이미 상사로부터 많은 편애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 상사는 그것을 드러내고 보여주지 않으며 다른 동료들에게도 공정한 기회와 평가를 주고 있다. 그녀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고 이 또한 그중 하나일 것이다. 반면, 또 다른 한 명의 상사는 마치 회사를 고등학교 학급처럼 생각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부하직원 2명을 편애하고 챙기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회사 밖에서도 친구처럼 자주 어울리고 회사 안에서도 마치 Inner Circle이라고 불리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팀 안에 또 다른 팀을 구성하고 있다. 서로 잘 맞고 친근하고 편안한 문화도 좋지만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공정성을 해친다면 그것은 사기 부분에서 큰 문제이며, 다른 동료들도 큰 불만을 가지고 있고 친한 동료는 이 것 때문에 이직까지도 생각한 적이 있어서 불의를 보면 나서서 이야기하는 내 성격상 나는 용기 내어 더 높은 상사에게 이것을 이야기하고 마음이 너무 불편함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가 사람인지라 똑같이 수치화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으며, 감정을 완전히 배재하고 기계처럼 일을 할 수 없다. 다만, 평등주의에 기초하여 함께 근무하는 모든 구성원이 공정하게 평가받고 기회를 얻을 수 있게끔 법규나 회사 차원에서 보호하고 독려하는 미국의 문화는 칭찬받아야 할 긍정적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내가 자주 쓰는 말인 '케바케' 즉,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회사나 지역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이러한 노력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다. 


당신이 부하직원을 거느리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다라면 이러한 미국의 문화가 어떠한지, 그리고 내 조직에 반영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지금 당신의 부하직원들의 면면을 고려해본다면 분명 누군가는 정치와 아부에 능해서 편애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부각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묵묵하게 주어진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지만 정치적 능력이 부족하여 소외된 직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가 소중한 당신의 직원들이고 당신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리더로서 그들을 포용하고 함께 이끌어가며 전문적으로 그들을 발전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리더와 보스의 차이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진정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이 부분 또한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시길 추천드리며 이번 편을 마친다.


관심가지고 읽어주셔서 깊은 감사드립니다. 제 브런치 계정 '구독'과 '라이킷'은 바쁜 직장 생활 가운데 짬내서 글을 쓰는 제게 엄청난 힘과 동기부여가 됩니다. 


문의는 인스타그램 (newyork.tom) 메시지나 이메일 (csh129m@gmail.com)로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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