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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요커 Jul 11. 2019

미국의 고객서비스에 대하여

지구 최강 대한민국의 고객서비스와 무엇이 다를까?

나는 한국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졸업하였다. 2009년부터 나는 석사 유학에 대한 삼촌의 권유와 MBA 획득을 목표로 유학을 준비했었다. 전공 분야는 호텔경영을 전공했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객서비스 쪽으로 알아보게 되었다. 내가 공부하게 될 전공의 영어 이름이 Hospitality라는 것도 이때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단어는 호텔 경영학을 처음 배울 때 Hotel의 어원에 대하여 공부하면서 알고는 있었지만 전공명으로 쓰이고 있는 줄은 모르고 있었다. 한국의 학교들도 전공명이 다양해지고 분야가 세분화되듯 미국 학교들도 요즘은 용어가 다양화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전공명은 Hospitality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주로 '환대'라고 번역이 되는데 쉽게 생각하면 '고객서비스'라고 번역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의미일 것 같다 (다만, 환대라고 번역되는 이유는 꼭 고객뿐 아니라 집에 놀러 온 손님에게도 잘 응대해주는 것을 좋은 Hosptality를 받았다고 하기 때문에 특별히 전공명만을 위해서 고객서비스로 번역을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대한민국은 최고의 고객서비스 국가로 알려져 있다. 좋은 의미이자 나쁜 의미도 포함이 되어 있다. 급속한 산업과 자본주의 사회 발전에 의해 천천히 발전된 것이 아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고객서비스는 일반 조직문화나 군대 문화처럼 일본 문화에 더욱 큰 영향을 받았다. 유교 사상이나 동방 예의지국이라는 별칭의 영향과 접목되어 고객에 중요함을 넘어서 '고객이 왕'이라는 인식까지 생기게 되었다. 물론 금액을 지불하고 물품, 혹은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야말로 이러한 산업 체계에서 진정한 '왕'이며 최상위 포식자이다. 

호텔, 특히 항공사를 비교해본다면 우리나라의 고객서비스는 지구 최강이다!


하지만 우리가 발전시킨 고객서비스와 이러한 개념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바로 '인간'에 대한 존중과 타인에 대한 배려이다. 


고객서비스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보고자 취득한 MBA 학위


사실 미국에서 내가 배운 Hospitality도 대부분의 포커스는 고객에 맞춰져있다. 문제 발생 시 대응요령들도 대부분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환불, 교환, 선물 등 철저히 고객 위주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회사들도 환불하는 규정이나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자연스러운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혀 있다 (그래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실제로 월마트의 경우 90일 안에 이유 불문 환불해주는 규정을 가지고 있었고, 더운 여름철 선풍기나 에어컨 구매 후 사용하다가 90일 안에 반품하는 경우도 많았다. 내가 정말 창피했던 것은 이것을 노하우라고 퍼뜨린 것을 발견한 곳이 한국인 커뮤니티 사이트였다는 점이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고객서비스 영역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업원에 대한 배려가 아쉽게도 한국보다 월등히 좋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배려해주는 손님과 관계가 형성이 되고 종업원이 일하는 브랜드의 손님이 아닌 그 직원 개인의 손님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정말 돈이 많다면 어디에서든 대접받고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그 이유는 모든 기업이 돈이 많은 사람을 이른바 VIP 대우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종업원이 인권, 혹은 신분적으로 돈이 많은 고객보다 부족하거나 열등한 존재는 결코 아님에도 배려하지 않고 자연스레 하대하던 문화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 훌륭한 항공사 고객서비스를 받으면서 왜 승무원들을 하대하고 부리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 반대로 그 훌륭한 고객서비스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고 (대한항공의 오너는 분명 나쁜 사람들이지만 종사자들만 생각해본다면 본사에 칭찬 의견을 주면 칭송장이라고 불리우는 상을 받게되며 인사고과에 매우 긍정적으로 반영이 된다고 한다. 나는 내가 받은 좋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좋은 코멘트를, 개선해야될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의 요청을 명확히 전달한다) 힘든 근무자에게 활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해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물론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이슈를 통하여 (백화점 폭력이나 무릎꿇림 사태 등)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는 바람직한 자산가들도 많이 늘어나고는 있어서 한편으로 다행이긴 하다. 


당신이 무슨 권리로?


내 근무지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다 보니 센트럴파크 인근이나 유명한 어퍼이스트 사이드의 파크 에비뉴 (섹스 엔 더시티의 배경인 지역) 근처에 거주하는 막대한 부를 가진 백인 단골 멤버들이 많다. 단순한 멤버가 아니라 미술관 설립에 기여한 막대한 자산 가문의 후손들도 많고, 미술관에 정기적으로 30년 이상 후원을 하는 자산가도 많다. 



이 정도면 미술관 안에서도 목에 힘주고 뻣뻣하게 다닐 법도 한데 특별한 Private event가 아니면 이분들도 줄을 서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하고 일상 대화를 나누며, 내 직원들에게도 안부를 묻기도 한다. 간혹 내가 유닛 점검을 하다가 마주치면 특정 직원을 거론하며 10년 이상을 이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어 왔으며, 직원의 친절한 Hospitality에 대해서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주기도 한다. 종사자의 입장인 나에겐 그저 같은 방문객이자 자주 보는 친근한 인근 거주 주민 같은 느낌이다. 



물론 뉴욕은 전통적으로 잘 사는 지역 외에 금융가나 타임스퀘어 인근 등 회사가 밀집한 지역들은 모두가 다 나이스 한 고객은 아니다. 뉴요커의 상징 중 하나가 매우 빠른 걸음이듯 급하고 초조한 회사원들도 굉장히 많고, 이들의 경우 자신의 서비스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는 꼴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하대하거나 함부로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고, 그러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주변에서 오히려 종업원 편에 서서 그러한 사람에게 비난을 하는 경우가 많다 (What would you do?라는 TV 프로그램을 한 번 찾아서 보기를 권장한다 - 미국의 일상 문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정의감 넘치는 미국의 일반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호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매우 친절하고 예의 바르며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반응하는 전형적인 한국 고객서비스를 배우고 그러한 스킬로 미국에서 인정을 받기도 했다. 다만, 내가 미국에서 더 배우고자 했던 고객서비스는 이보다 더 심도 있고 어려운 고객서비스일 줄 알았다. 


갑자기 찾은 대학 졸업사진. 동안은 아니지만 참 젊었다.


하지만 정작 여기서 배운 고객서비스의 가장 기본 원칙이자 중요한 점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였다. 


돈이 많은 고객이건 적은 고객이건 모두가 평등한 인간이기 때문에 별 볼일 없이 대할 것이 아니라 모두를 평등하게 최고의 고객서비스로 대접을 하는 것이 기업이 추구해야 할 고객서비스 방향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극진히 대접하거나 혹은 반대로 차별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차별 없이 공정하게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비스에 차별을 두는 경우라면 대부분 더 높은 가격 혹은 패키지로 기재를 해두고 당당하게 드러내고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업원이나 기업의 오너 또한 어느 곳에서든 돈이 많다고 해서 혹은 내가 손님이라고 해서 다른 종업원을 하대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결국은 서비스의 판매자나 구매자가 상호가 서로 존중을 하는 구조이며, 사회에서 최대한 차별을 없애려고 하는 미국의 평등 가치가 고객서비스 분야에도 잘 녹아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아주 많은 사람들이 한국 재벌 기업들의 갑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미국에서도 막돼먹고 정신 나간 고객이라고도 불려서는 안 될 사람들은 분명히 있지만 인구나 경제 규모 대비 시 그 비율은 아쉽게도 우리나라보다는 현저하게 적다. 지금은 한국에 돌아갈 계획이나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학생 시절 열정 넘치던 나는 이러한 고객서비스 분야의 선진 문화를 배워 한국의 서비스 문화 발전에 기여를 하는 열정적인 전파자가 되고 싶었다. 비록 몸담고 살고 있는 곳이 미국이라 뜻을 아직 이루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글로나마 다름을 알리고 우리나라의 문화가 선진 문화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자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이번 편 내용을 다루어 봤다. 



언제나 이러한 비교 글을 쓸 때 하는 말이지만 어느 나라의 문화가 우수하고 우월하다는 것이 절대 아니며 나는 대한민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발전되어야 할 부분은 당당히 인정을 하며 받아들이고, 반대로 한국인으로서 전파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들은 적극적으로 전파하고자 하는 것이 나의 취지이다 (나는 사내에서 매우 책임감이 높은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는 질문에는 늘 나는 '한국인'이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직업과 가족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살아간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훗날 기회가 된다면 이러한 내용들을 주제로 열린 토론을 하고 강연도 기획해서 진행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설레고 신났던 순간들이 고객서비스 강연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주제로 토론을 하고 좋은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내게는 아주 큰 발전이 될 것 같아서 기대감이 매우 크다.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손님이 '왕'처럼 대접받아서 최고의 고객서비스 국가가 아닌 소비자와 종사자가 모두 대접받아서 행복한 최고의 고객서비스 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번 글을 마친다. 



꾸준히 제 계정을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매우 큰 힘이 됩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뉴욕에 계신 구독자분께서 정보 및 인맥 교류를 위한 첫 만남 제안을 주셔서 감사한 일이 또 하나 늘어났습니다! 

늘 부족하지만 좋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언제나 제게 큰 힘이 되는 '구독' 과 '라이킷'을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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