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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주황 Dec 11. 2021

울음을 멈출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금요일 저녁 밤 고속버스를 탈 일이 생긴 바람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금요일이라서 그런 건지 버스에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버스 안에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앉아서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버스 안에 불 빛은 핸드폰에서 나온 작은 불빛과 운전석 옆 작은 티비에서 나왔습니다. 지쳐있었던 나는 두꺼워진 옷 때문인지 조금 답답한 공기 때문인지 잠에 들려고 노곤해지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 불이 꺼지고  뒤로 옆에 앉은 사람이 콧물을 자주 풀어서 조금 예민해진 상태로 잠이 깼습니다.  때까지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이상 견딜  없었는지 안경을 벗고 소매에 얼굴을 묻은 채로 훌쩍거렸습니다. 얼굴을 돌려서 보지는 못했지만 입술이 떨리고 닦아도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한 것은 느낄  있었습니다. 안간힘을 다해서 울음소리를 막고 있었지만 슬픈 마음은 들리는  같았습니다. 나는 손수건이 있었다면 좋았을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말도  수가 없었습니다. 까만 버스 안에서 어떤 사연으로  시간이 넘도록 울어야 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나는 버스에서 내리고 며칠 후에  사람이 다시 생각났을 때에 생각했습니다.

울음이 날 때는 멈추는 말을 해주는 것보다는 울음이 천천히 속도를 늦출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오래전에 울지 못한 울음이 가끔 나와서 흐느낄 때가 종종 나에게도 오니까. 그보다는 울음을 멈추지 않고 가라앉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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