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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주황 Jan 01. 2022

결심했다는 말이

어떻게 들렸었을지 궁금했었습니다.



오래전에 스스로 상처받고 오해를 수집할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대화 속에 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 주변에서 했습니다. 그것이 질투 같은 것이었는지 아니면 불안 같은 것이었는지는 지금은 잘 알 수 없습니다. 그 사람 주변의 일들을 모두 나의 일로 여길 때가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런 감정이나 생각이 상대를 얼마나 불편하게 했을지 잘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지나간 시기를 기억하면 쓸쓸하고 조금 슬퍼집니다.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슬픈 감정이 생겨나는데 그것이 나에게로 향한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을 향한 것인지도 지금은 흐릿합니다. 어리숙하고 어설픈 나의 생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했는지를 시간을 통해서 알아야 했습니다. 이 시간이 아직도 이어지는 것이 이제는 나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이 익숙합니다.


여름이 지나갈 무렵에 오래전에  사람을 떠오르게 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혀 닮지 않았고 생각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모두  사람과 달랐습니다. 유난히 신경이 쓰였던  사람은 나에게 결심했다면서 어떤 말들을 쏟아 놓았습니다. 분노하기도, 슬퍼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결심을 말했습니다. 오래전에 내가 다른 사람에게  것을  사람이 나에게 했습니다. 나는 이런 시간이  것을 알고 있었던  같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동요되지 않았고 순순히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받았습니다.

나는  사람이 믿는 것이 오해인지 사실인지 알지 못합니다.

어떤 생각이 오해가 되고 어떤 것이 사실로 판명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에 내가 했던 것은 대체로는 뒤틀린 감정에 관한 것이었다는 것만은, 이제 이해합니다.

결심하기 전에 상했던 말들을 꺼내 놓았다면 내가 그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는지도 이제는 모릅니다. 돌아가기에는 멀리 왔고 돌아갈 마음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나는 그래서 조금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결심했다는 말은 그래서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정리했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심사숙고해 보았지만  이상 우리의 이야기가  해질 것이 없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나는 일방적으로 정리해서 통보하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이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나의 말이 소용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러겠다고 당신의 결심에 따르겠다고 하면서 뒤돌아 걸었습니다.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아직은 나라고 생각하면서 멀리 돌아 집으로 왔습니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사람을 떠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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