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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주황 Jan 15. 2022

눈물을 머금은 말은

오랫동안 주변을 맴돕니다.




추운 계절이었습니다. 약속한 시간을 훌쩍 넘어서는 당신은 어두운 표정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쩐 일인지 다른 날과는 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한껏 기분을 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말을 늘어뜨리고 더 많은 말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웃었지만 당신은 웃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조금 틀어진 분위기로 마음은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모두 자기 자리를 찾아서 갔습니다. 그날은 당신과 내가 마지막으로 남았습니다.

그날 나는 단단히 무장을 하고 핫팩도   챙겼습니다. 따뜻하게 데운 핫팩을 건넸지만 당신은 단번에 거절했습니다. 방금 춥다고 말했으면서도.

나는 다시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거절은 단호했고 무안한 것보다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보다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다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삼십  전에 마셨던 커피를  먹자며 당신은 카페로 들어가자고 나에게 제안합니다.

커피를 기다리면서 괜한 이야기를 떠들어 봅니다. 아마도 나는 계속 초조했던 모양입니다. 무엇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평소 같았으면 편안한 침묵이 감돌았을 분위기를 깨고 카페를 관찰하면서 말을 시작 했으니까요. 커피를 갖고 자리를 찾았습니다. 나는 컵을 들었고 당신은 전화기를 조금 보더니 오늘 내내 하지 않던 말을 시작합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눈물이 고이려고 했었던 눈과 조금 일그러진 얼굴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당신의 말속에 담겨있었던 감정입니다. 한동안은 나의 최선과 당신의 최선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말이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잎을 모두 떨군 나무들 사이 추운 공기 속에 혼자 남았을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말에 대한 최선은 어떤 것이었을까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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