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1월의 별명, Tauer-November의 유래
독일의 가장 큰 명절을 따진다면 크리스마스를 들 수 있다. 이는 종교적인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고 기대하는 생명의 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날을 준비하는 12월 모든 날은 대림절로 이름하여 밝고 희망 찬 느낌으로 거리를 채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11월은 때때로 "Trauer-November"(슬픈 11월, 애도의 11월)라고 불린다. 이 별명의 유래는 11월에 비교적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기념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슬픔과 애도의 의미를 담은 독일의 기념일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참고로 이런 날은 각 주마다 다르며, 그 주가 개신교 전통을 가지고 있는지 천주교 전통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다시 차이가 난다. 아래의 기념일들은 일반적인 독일 기념일들이다.
Allerheiligen (모든 성인의 날, 11월 1일)
: 천주교에서 모든 성인과 순교자를 기리는 날이다. 이 날에는 개인적으로 조용히 묘지를 방문하고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Allerseelen (모든 영혼의 날, 11월 2일)
: 고인을 기리는 날로, 천주교 신자들은 묘지를 방문하여 초와 꽃을 놓는다.
Volkstrauertag (국민 애도의 날, 11월 셋째 주일)
: 독일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당사자였다. 이 날에는 이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과 전쟁 피해자, 전사자들을 기념한다. 매우 엄숙한 분위기의 국가적인 추모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Buß- und Bettag (참회와 기도의 날, 11월 중순 수요일)
: 개신교 전통에서 참회와 기도의 날로, 영적 성찰과 개인적으로 조용한 기도를 할 것이 종교적으로 권유된다.
Totensonntag/Ewigkeitssonntag (죽은 자의 주일, 11월 마지막 주일)
: 개신교 전통에서 돌아가신 가족과 조상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묘지를 방문하며 죽음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여기에 더해 독일의 음산한 겨울 날씨도 슬픈 11월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11월은 본격적으로 겨울의 길목으로 접어드는 달이다. 독일의 겨울은 어둡고 춥고 습하고 쓸쓸하다. 다행히 이런 어두움이 오래가진 않는다. 12월이 되면 온 거리가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불빛들로 환하게 빛난다. 물론 그럼에도 추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실 겨울은 추워야 맛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