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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항시인 Sep 25. 2023

억울하면 더 낳던지~출산 강국의 성공전략

출산 대국 프랑스의 가족 지원 제도와 문화

세계 최저출산율 안주하지 않고 매번 더 낮아진 출생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노력을 해 지만, 한국 가임 여성들이 갑자기 저처럼 낳고 또 낳고 더 낳고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나는 왜...?!) 우리나라 보다 훨씬 먼저 저출산 문제에 직면했던 프랑스는 적극적인 친 가정 정책과 출산 장려책으로 출산율 반등에 성공, EU 최고의 출산국이 되었습다. 친가정적인 프랑스의 저출산 해법입니다.

쁘띠 팔레 - 프랑스의 아름다운 전시관입니다. 이 전시관의 작품들을 맥락없이 활용해 봤어요. 예술 작품 아무렇게나 갖다붙이기...^^

프랑스의 가족 지원 정책- 다자녀 몰빵

 프랑스 저출산 대책은 '아이 수에 따른 철저한 차별(?)' 기반합니다. 1930년대 프랑스의 첫 출산 정책은 '셋째 아이 지원'을 목표로 시작되었습니다. '세 자녀 가정과 무자녀 가정의 생활 격차 줄이기'을 지향하면서 다자녀 가정에게 가족 수당과 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어서 셋째는 '골든 베이비'라 불렸데요. 이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보육 지원 및 출산 휴가 보장 등 다양한 지원책으로 확장되었습니다만 아이수에 따른 차별은 여전합니다.


 일단, 첫 아이와 둘째, 셋째 아이의 출산 휴가일이 다릅니다. 둘째가 16주 휴가라면 셋째는 26주 휴가 이런 식이에요. '헛! 이런 차별이라니!' 싶었는데, 아이가 많을수록 산후 가정 내 부담이 크기 때문이 당연한 배려라 합니다.

출산 지원금도 출생 순위에 따라 차등 책정이고, 외동은 가족수당이 없어요. 둘째부터 가족수당 지급이 시작되어, 셋, 넷으로 갈수록 지원금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둘째에게 월 100유로라면, 셋째에게는 270유로 정도로 지급폭이 확 커지는 거죠. 프랑스 셋째아이 율은 15%를 고, 넷째도 5%나 됩니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세금 감면인데요, 셋째 부터는 세금 혜택이 많아서, 자산이 좀 있다 싶으면 셋째아이도 있어 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정도라네요.

외동은 부모 둘이 알아서.... 우린 가족수당 지원도 없어요 흑흑흑!

 대부분의 복지혜택은 저 같은 외국인들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데, 신기하게도 '다자녀 카드'만은 프랑스 거주 외국인에게도 발급해 줍니다. (아이 많이 키우는 건 국적을 불문하고 힘든 일이라지요.ㅋ)


한국은 두 자녀도 다자녀라 주장하며 다자녀 카드를 뿌리지만... 발급받은 기억은 있는데, 사용해 본 기억은 별로 없는 유명무실한 다자녀 카드!

 반면, 프랑스 다자녀 카드는 '매일 실질적인 혜택'을 는데, 특히 교통 할인에서 빛을 발합니다. 자녀 세 명은 30%, 네 명은 40%, 그 이상은 무려 70% 할인이  적용돼요. 지하철, 버스, 철도 요금 40% 할인이니 교통카드 찍을 때마다 보람차고, 기차표 구매 시 요금이 팍팍 줄어들 때 감동이 몰려옵니다. 교통 할인뿐 아니라 박물관, 미술관, 레저, 교육 기관 등에서 10~20% 정도의 할인을 제공해서 저희도 베르사유 궁전을 15% 할인 티켓으로 다녀왔답니다.


 다자녀 가정에게는 소득에 따라 주택 보조금도 지급되고, 연금 수령 혜택도 있으며, 저소득 가정의 경우 휴가비까지 지원됩니다. 많이 낳으면 지원도 많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고, 그 정책 기조가 80년간 유지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아이가 넷이상이면 '영웅 엄마 훈장'을 신청할 수 있는데, 그냥 많이 낳아 키운 것이 아니라 '잘 컸다'는 걸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첫아이가 18세가 넘어야 신청 가능하고, 첫째가 상태 좋다(?)는 것을 증명해 줄 이웃이나 지인의 증언/ 증거 제출물도 필요하데요. 선정되면, 대통령이 직접 나라에 기여한 공으로 국민 훈장을 수여한다고 합니다.

다섯째 아이신가요? 영웅 엄마로 등극하셨습니다~

 출산율 증가의 핵심, 다자녀 가정


 이렇게 외동 부모 괄시하고, 다자녀에게 혜택을 몰빵 하는 이유는 뭘까요? 한 나라에서 두 자녀의 비율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45% 내외로 비슷하다고 합니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다자녀 가정 비율이 줄어들고 그만큼 외동가정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출산율 반등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다자녀 가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폭이 큰 차등 지원을 하는 거죠.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다자녀 비율과 가장 높은 외동 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신생아 10명 중 6명 이상이 첫째이고, 3명가량은 둘째 그리고 1명 이하로 드물게 셋째 아이가 태어난다고 합니다.

외동아이 취미생활...

출산율 반등에 조금이라도 성공한 나라들(프랑스, 스웨덴, 일본, 싱가포르)의 공통점은 자녀수 증가에 따른 점진적 혜택의 증가, 그리고 다자녀 가정에 대한 확실한 지원 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 국민 흩어 뿌리기를 했지요. 다자녀 가정은 선거표도 안 되고, 외동 가정이 다수이다 보니, 차별적 선별 지원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자체별로 다자녀 지원을 할 뿐, 국가적인 다자녀 배려책은 없고, 다자녀의 기준을 낮춰 다자녀들 가정을 역차별하는 실정입니다.


 한국에서 다자녀 가정은 민폐의 상징이죠. 층간 소음 상습 가해군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이웃이며, 맞벌이 다자녀 가정은 이모님 구하기도 참 어렵습니다. 저희 남편 월급이 작지 않음에도, 아이들 학원 1인당 2개 이상은 좀 힘들고요.(하고 싶은 거 하나씩만 골라. 피아노야 미술이야?) '엄마표' 해보려다 가내 소음 분진 상황에서 죽도 밥도 안되고, 녹색 어머니회부터 학부모 폴리스까지 두세 배 로 하느라 힘들었어요.

이것은 사실화...저 다자녀 가정 엄마 표정 어찌 내가 아니라 할까.... T.T

아이 수 가 세 배라고 소득이 세 배는 아닌데, 한 아이가 1/3씩 먹고 쓰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한국 다자녀 가정은 낮은 삶의 질을 견디고 있습니다.  말로는 애국자 소리 듣지만, 말로만 만족해야 하는 몸빵의 거친 현실. 어느 날 제가 힘들어서 남편에게 말했어요. "우린 삶의 질이 낮은 것 같아."

"삶의 질?? 우린 그런 거 없지. 삶의 양만 있어..." ㅋㅋ


프랑스 부모들도 아이 많으면 힘들어 하긴 하지만, 다자녀 가정이 꽤 있으니, 상대적 박탈감도 덜하고, 파격적 세금 감면에 시터 지원 등 혜택이 많아 다자녀 키울 만한 것 같아요.


아빠의 가사& 육아 참여와 성평등 문화


사실 저출산 해결에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바로 남편의 가사/육아 분담입니다. 프랑스에서 신선했던 것은 아기띠 맨 아빠들이 많고, 학교 픽업, 드랍에 아빠들이 엄마들만큼이나 많다는 점이었어요. 장터에도 장 보러 나온 남자들이 다양한 연령대별로 많고, 무엇보다 요리는 남자들이 여자들만큼 하는 것 같아요. 한국 엄마 한 명이 16구 프랑스 오스만 양식 주택에 사는데,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앞 뒤 건물 부엌이 다 보인데요. 저녁시간되면, 자기 빼고는 다 프랑스 남자들이 부엌에서 밥하고 있데요. ^0^

공립 유치원 등교 시간 ㅡ 아빠 5. 엄마 1

프랑스에서는 '아이 학교 데리러 가는 것' '아이 병원 예약' 이런 것들이 '임원 회의', '바이어와의 미팅'과 같은 무게를 가지나 봐요. 상사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결정적으로 우리나라만큼 노동시간, 노동강도, 출퇴근 시간이 길지 않아서 남편의 육아/가사 참여가 가능해요. 프랑스 법정 근무시간 주 35시간!


 파리에서 아이 친구가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어요. 저녁에 데려다주려고 그 아이 엄마에게 문자 했지요.

"지금 내가 집으로 데려다줄까? 네가 데리러 올 수 있니?" 그랬더니, 너무나 쿨한 문자가 옵니다.

"아이의 하교 담당은 내 남편이니까, 그 사람 번호로 연락해."


 다른 날, 둘째가 친구 집에서 자고 왔는데...

 "엄마!! 프랑스는 엄마가 집에 있어도 아빠가 밥을 해! Olivia 아빠가 퇴근하더니 부엌에 가서 라자냐를 만들어 주셨어!"

"그래? 그럼 엄마는?"

"그림을 그리시던데?" 캬~~~ We love France~!.

"여봉?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 파티 있으니까 외출 전에 준비해줘~"

프랑스엔 맞벌이가 많아요.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70%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문화적으로 가사/육아가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고, 부부가 함께 일하다 보니, 아무래도 남편들의 가사/육아 분담이 당연하게 이루어집니다. 이혼, 별거, 동거가 많은 사회이기도 한데, 니 아이, 내 아이, 우리 아이 복잡하고, 각자 자기 아이 챙기느라, 남자들도 더욱 돌봄에 책임감을 갖고, 여자들도 기를 쓰고 직장을 놓지 않는 것 같아요. 프랑스는 '동거'도 결혼과 동등하게 법적으로 모든 혜택과 권리를 인정해 주기 때문에, 혼외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결혼 커플 아이들에 필적할 만큼 많다고 합니다. 미혼모, 동거 커플의 자녀들도 차별 없이 지원받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출산율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정부의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보육 지원


프랑스에 사는 외국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바로 프랑스 정부의 보육 지원입니다. 맞벌이의 경우 2개월 된 아이부터 보육 기관에 오래 맡길 수 있고, 가정보육의 경우 정부에서 보모 비용을 50% 정도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 세금 환급과 유사한 형태로 시터비용을 지원해 주는데, 이 역시 아이가 많거나, 저소득일 경우에는 더 혜택이 많습니다. 이러한 시터들의 교육과 관리가 정부에 의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데요. 시터 구하기, 시터 관리하기 등이 모두 사적인 영역에서 진행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시터의 임금과 처우도 정부에서 지원을 해 주는 형태라 더 믿을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시터는 '누누'라 불러요. 전 네 명 키우는 동안 누누가 늘 없었어요.

프랑스 바로 옆 벨기에에서 프랑스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벨기에 부모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제도가 프랑스 정부의 시터 지원이라고 합니다.


파리에서 애 셋 기르는 미국-프랑스 커플의 엄마가 말하기를, "프랑스의 시터 지원 때문에 미국에 안 가고 파리에 정착했어. 퇴근하면 시터가 애들 다 먹이고, 씻겨놔서 우리는 숙제만 봐주고 재우면 되거든. 시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어."라고 했어요. 애가 셋이라 시터 지원금도 많아서 자기는 편하게 키웠다며, 저한테 "너는 누누가 있니?"라고 하길래, "내가 엄마이자 누누지."라고 했더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살아내고 있구나. 힘내길 바라."라는 그녀에게만 훈훈한 대화가 오갔습니다.

피, 땀, 눈물에 사랑담아 내 손으로 키우는 아이들 ♡ 나는 탈수됨..

비록 오랜 해외 독박으로 인해 거의 누리진 못했지만, 저는 한국의 무상 보육, 무상 급식이 참 좋았어요. 잠시 받아본 아동 수당도 감사했고, 성남시 출산 지원금도 요긴했지요. 

사회 문화적으로도 양성 평등의 추세로 점점 바뀌어 가는 듯해요. 그렇지만 세계 최저 출산이라는 대한민국에 흐르는 이 도도한 저출생의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첫째가 18세라, 프랑스인이었다면 올해 국민훈장 신청해 볼 수 있었는데, 그냥 한국에서 동네 민폐 훈장이나 챙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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