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의 가치를 찾아서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독서모임 부산큰솔나비

새끼를 한 마리밖에 낳지 못한다고 여우가 암사자를 헐뜯자, 암사자가 말했다. "한 마리이지만 사자야."<이솝 우화> 중에서




독서 모임을 처음 시작할 때다. 몇 개월 동안 인원이 늘지 않아 염려되었다. 영화 '리트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이 시골에서 처음 농사지을 때 느끼는 불안함과 비슷했다. 주인공 혜원은 적은 수확량에 실망했지만, 그 과정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독서 모임 또한 오랫동안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원이 채워져야 하는 줄 알았다. 입으로는 2~3명만 있어도 괜찮다고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많아 겉보기에 번지르르하게 보이길 원했던 것인지 모른다.


1년이 지나고 매회 3~4명씩 신규 가입이 있어서 어느새 50명 가까이 모이게 되었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회원 중에는 독서가 직접적인 목적이 아닌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고 그로 인한 부담으로 나오지 않는 회원도 있었다.


"독서 모임의 호칭은 서로 배운다는 의미에서 '선배'라고 부릅니다."라고 알려줬는데도 계속 "아주머니, 아줌마"라는 호칭을 쓰는 사람도 있었다.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가 직장 내 위계질서와 소통방식을 배워가는 것처럼, 모임 내에서도 상호 존중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 회원은 "특강"을 하고 싶다고 했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할 수 없게 되자 독서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


물건 살 때도 마찬가지다. 조해진의 소설 "단순한 열정"에서 말했듯이 "물건을 모르면 가격을 보고 사라"는 말도 있다.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화 "극한 직업"에서 보여주듯,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실제로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20% 정도이다. 숫자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모이느냐가 중요하다. 한 명이 전체를 흐려서 단체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독서 모임 회원은 2~3년까지 변동이 컸다. 8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1/3은 5년 이상 된 회원이다. 진정한 관계는 시간이 만들어준다. 어떤 모임이든 혼자서는 할 수 없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화합이 중요하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으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도서 4:12) 성경 말씀처럼, 함께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단체가 된다.


진정한 행복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한숨의 깊이를 알아주는 친구 한 명이 수백 명의 지인보다 값지다.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독서 모임,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을 독서 모임이 나에겐 든든한 디딤돌이다. 이솝의 암사자처럼, 우리 모임은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 가치가 무한하기에. 부산큰솔나비는 한 마리, 하지만 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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