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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nudge 이넛지 Mar 30. 2022

NFT분야 M&A, 어떻게 봐야할까?

커뮤니티 연결의 힘과 그 이면

지루한 원숭이 세상

3월11일 BAYC(Bored Ape Yacht Club)를 만든 Yuga Labs가 Larva Labs가 만든 CryptoPunk와 Meebits NFT컬렉션을 인수했다. NFT분야에서 첫 M&A 케이스가 탄생한 격이다!


※ 혹시 BAYC를 모른다면 <웹3.0시대의 브랜드, 이런 모습일까?> 글 참고


크립토펑크 저물고, 원숭이 시대 오다.

크립토펑크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초기 NFT 프로젝트 중 하나로 NFT분야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BAYC만큼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지는 못했고, 결국 라바랩스는 그들의 블로그에서 커뮤니티 관리 및 홍보에 대해 자신들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유가랩스가 운영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에 그들의 NFT의 지적재산권을 넘긴다고 설명했다.


NFT 확장성의 기본은 IP소유권

첫 단계로 유가랩스는 라바랩스로부터 423개의 크립토펑크와 1,711개의 미비츠 NFT의 상업적 권리를 각 개인 NFT 소유자에게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이용약관과 초안을 만들어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이를 통해 웹3 프로젝트와 함께 결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BAYC처럼 멤버쉽 형태의 모델이나 유틸리티 추가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다.  


유가랩스는 이미 NFT 소유자에게 IP를 넘기는 것이 얼마나 NFT 확장성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있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NFT를 인수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이 상업적 권리를 개인에게 돌려주는 것, 그럼으로써 BAYC처럼 활발한 밈활동을 부추기고, 이를 소셜에서 자랑하면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게 아닌가 싶다.


규제는 피하고, 생태계는 확장하고

유가랩스는 그들의 로드맵에 따라 암호화폐 Ape Coin을 3월 16일 출시했다. Ape Coin DAO(탈중앙화된 자율 조직)를 통해 만들었으며, BAYC 관계자들에게 에어드랍했다. DAO는 유가랩스와는 별개의 법인으로 APE Coin을 통해 BAYC 생태계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다. 거버넌스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코인 보유자에게 가상 토지 구매, 게임 플레이 및 서비스 구매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DAO는 갑자기 왜?

실체는 유가랩스가 다 한 것 같지만, 명목상으로는 APE DAO를 내세워 마치 DAO가 코인을 발행한 것처럼 했다. 아마도 규제적인 이유일 것이다. 과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유가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린 이유는 "충분히 분산"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DAO라는 적어도 명목상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을 내세운 이유는 유가랩스와 별개로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어 규제를 피하려는 목적인 듯 싶다.


탈중앙화는 아니잖아?

모닝브루에 따르면, 코인 에어드랍 내역은 다음과 같다.

- DAO 재무부 47%

- BAYC/MAYC NFT 소유자 15% 무료 청구 가능

- Jane Goodall 레거시 재단 1% 기부

- 유가랩스 및 설립자, A16z, Animoca 와 같은 출시 기여자 37%


에어드랍 내역을 보면, 3분의1 이상이 BAYC 내부자의 몫이다. 명목상 탈중앙화일 뿐 현실은 아님을 알 수 있다. BAYC와 실체를 분리할 수 없으며, 결국은 A16z, Animoca와 같은 초기 투자자인 VC의 배를 채워주기 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만약 유가랩스가 NFT 보유자에 대한 보상으로 직접 코인을 발행했다면, NFT는 일종의 투자대상, 유가증권이라는 주장을 반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의 배당금과 NFT 보유자에게 발행하는 코인은 그 성격상 얼핏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pe Coin은 표면상 유가랩스가 아닌 Ape Coin DAO에서 제공함으로써, 회사와 설립자에게 토큰을 할당하는 독립법인이라는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확장하고 보자.

미국은 증권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규제하고 있으나, NFT는 아직 관할이 명확하지 않다. 규제의 불확실성 속에 일단 BAYC는 생태계를 무한 확장할 계획인 듯 하다.


현재 Animoca에서 개발한 Banji Bananas 게임에서 Ape Coin을 일종의 게임내 화폐로 채택하고 있다. 이번에 코인을 출시하면서 Snoop Dogg과 Wiz Khalifa가 BAYC 테마의 8개의 음악 NFT를 발표한 것도, 그 음악 NFT는 Ape coin으로만 구매 가능하다는 것도, 모두 영리한 전략이다.


이것은 Ape coin으로 구동되는 생태계의 시작일 뿐, 유가랩스는 Ape Coin을 모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사실상의 통화로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메타버스 세상, 게임 내 P2E 활용 등으로 무대를 확장하면 그야말로 지루한 원숭이 세상이 되는게 아닐까 싶다.



커뮤니티, 연결의 힘과 그 이면

어쨌든 BAYC는 무엇이 힙한지, 커뮤니티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작년 요트 선상파티도,  이후 커뮤니티 멤버들이 즐길만한 유용한 놀거리를 잘 선사하는 것을 보면 유가랩스는 스마트한 디지털 테마파크 설계자다.


차별화, 커뮤니티의 힘

크립토펑크의 M&A 케이스는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의 NFT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7년 당시에는 크립토펑크와 같은 NFT가 굉장히 희소한 가치를 선사했지만, 오늘날과 같은 NFT 대중화 시대에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차별화에는 연결, 즉 커뮤니티의 힘이 무엇보다 세다. 마치 셀럽을 향한 팬덤처럼 '우리'라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우리'를 위한 놀거리에 열렬히 환호하는 멤버들이 있기에 NFT가 그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커뮤니티의 폐쇄성

그런데 사실 커뮤니티는 폐쇄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안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NFT소유자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란, 사실상 돈으로 NFT를 사지 않는 한 영원히 '우리'는 될 수 없고 혜택도 누릴 수 없다는 뜻이다. 웹2.0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는 사회적인 연결성을 중시했다면 웹3.0은 개인화, 지능화를 강조하는데, 자본이 있어야만 '우리'가 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진짜 웹3어디에?

또한 NFT의 경우 어떤 목적으로 누군가 만들고 유통한다. 그 누군가는 개인이나 기업일 수 있는데, 어쨌든 자금이 있는 누군가이다. 그렇다면 a16z와 같은 VC의 투자금으로 이 같은 세계를 꾸리는 것이 과연 지금의 구글, 아마존, 메타 중심의 세상과 무엇이 다른걸까?


웹3.0은 소수 플랫폼의 독점에서 벗어나 탈중앙화된 웹 생태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NFT라는 디지털 파일에 소유권을 부여할 뿐, 소수의 설계자가 이 모든 것을 만들고 유통한다면 결국 웹2.0세상과 그 주체만 바뀐게 아닐까. 우리가 기대하는 탈중앙화와 웹3.0은 오직 우리 머릿속에만 있는 유토피아가 아닌지 의문이 든다.

 


■ 참고 기사

- Why Larva Labs Sold the CryptoPunks NFT IP to the Bored Ape Creators

- How ApeCoin made a lot of rich people even richer

- Could A Bored Ape + CryptoPunk + ApeCoin = A Security?

- WILL APECOIN AND YUGA LABS MAKE THE REGULATORS GO APE?

- Snoop Dogg Launches Bored Ape-Themed Music NFTs, Ape Coin Soars

- What Is ApeCoin and Who Is Behind It?


■ 참고 글

- Yuga Labs Acquires CryptoPunks and Meeb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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