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 nudge 이넛지 Apr 05. 2022

저작권이 자유로운 NFT

밈문화가 소유욕을 자극하는 시대

저작권 Free NTF 등장

NFT를 운영하는 주체도, DAO도 없다. 알아서들 하시라. 이것이 말이 되는가? 그런 시대다. mfers는 말그대로 운영 주체가 없다. 모든 것을 커뮤니티에 위임한 것처럼 보인다. 이들이 표방하는 것은 CC0, 제작자는 이미지를 소유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사용하라. 저작권 표시도 필요없고, 상업적 사용도 허용되고, 그야말로 Free하다.

 

mfers (출처: 오픈씨)

CC0, 그게 뭐야?

Creative Commons License는 창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수 있는 공공 저작권 라이선스다. 이러한 라이선스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그중 가장 자유로운 CC0는 완전한 공개 도메인으로 누구나 저작권 침해에 대해 걱정할 필요없이 원하는대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라이선스다. CC0는 저작권 없음으로 이해하면 된다.


CC0 퍼블릭 도메인에 대하여 (출처: 위키피디아)


대체 누가 만든거야?

Sartoshi라고 하는 트위터상의 인물이 mfers NFT를 만들었다.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와 예술(art)을 결합한 애칭으로 Sartoshi라는 명칭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하나의 밈, Are Ya Winning, Son?에서 영감을 받아 밈과 같은 스타일로 책상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는 아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Sartoshi는 NFT 컬렉션 이전부터 이러한 그림을 트위터의 프로필로 사용했으며, 현재는 16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mfers NFT는 11월 30일 0.069 ether($230)로 설정된 가격으로 오후 4시20분 판매가 시작되었고, 10,000개 모두 즉시 매진되었다. 참고로 CC0 NFT에는 mfers외에도 CrypToadz, Nouns, Timeless, Chain Runners, Blitmaps 등이 있다.


밈문화, 이유있는 CC0의 등장

NFT는 고유성, 희소성을 가치로 하는 디지털 증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CC0 NFT는 저작권이 없으므로 희소성이 손상될까? 오히려 복제와 배포가 자유롭기 때문에 흥행할 수 있을까?


밈문화가 익숙해진 요즘 더 많은 사람이 무언가를 알고 공유할수록,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되버렸다. 오히려 공개 도메인으로 하여금 커뮤니티 멤버들이 자유롭게 굿즈나 파생상품을 만들어 공유하고, 스핀오프를 하는 등 가지고 논다면, 브랜드 가치는 올라갈 확률이 높다. 나 혼자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닌, 여럿이 함께 할 때, 그것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의 소유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mfers의 경우, 누군가 자기 돈을 들여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mfers NFT를 띄우기도 하고, 3D 영상이나 굿즈를 만드는 등 NFT 소유자는 자발적으로 다양한 밈활동을 하고 있다. 단순히 놀이에 불과할지 모르는 이러한 밈활동이 사실은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마케팅의 일종이라면, CC0는 오히려 치밀한 전략일 수 있다.



저작권 대신 NFT, 영향력 경제

<저작권 이후: 영향력 경제에서 NFT 소유하기> 논문을 살펴보면, Brian L. Frye는 이렇게 말한다.

NFT 소유권에 대한 설명 (출처: Brian L. Frye, "after copyright: pwning NFTs in a Clout Economy")


그의 핵심주장은 바로 이렇다.

NFT는 양도 가능한 암호화 토큰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는 NFT를 만들고 수집가에게 NFT를 판매할 수 있다. NFT 시장은 NFT가 일반적으로 저작물의 저작권 소유권을 전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작물의 '적법한' NFT 소유자를 저작물의 '소유자'로 인식한다. 나는 이것을 'pwnership'이라 부르는데, 이는 통제가 아니라 '영향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NFT 소유자는 저작권이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저작권은 저작물의 사용에 대한 통제가 아니라 저자의 승인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사실 NFT 소유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저작물을 사용하도록 부추긴다. 왜냐하면 인기가 pwnership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글 또한 CC0, 퍼블릭 도메인이라며 쿨내나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 All of my articles are licensed CC0/public domain. Please feel free to use them in any way that you like. I specifically authorize you to plagiarize my articles. ”


영어로 possession은 법률적인 권한은 없는 단지 소유를 뜻하며, ownership은 그 권리까지 있음을 의미한다. pwnership은 그 중간쯤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어쨌든 그는 법에 없는 영향력이 현재 법상의 저작권을 대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작권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작가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는 도구였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잘 작동하지 않았고, NFT는 그보다 더 나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즉 저작권이 더 이상 필요없는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시사한다.


자유로운 복제 및 배포를 권장하는 시대

과거에는 디지털 저작물의 자유로운 복제 및 배포가 저작권에 반하기 때문에 금지되었다. 소리바다와 같이 공짜로 음원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행위는 창작자의 수익을 저해하기 때문에, 창작자 보호를 위해 저작권은 필수 였다. 정상 음원을 통해야만 창작자에게 수익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NFT 메타데이터에 창작자와 창작자를 위한 로열티 지불이 포함되어 인센티브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NFT가 무한히 유통되더라도 창작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과거와 같이 법으로 보호하는 저작권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디지털 저작물의 자유로운 복제 및 배포는 권장될 수 있다. 왜냐하면 널리 배포될수록, 고유성과 희소성, 그리고 가치는 더욱 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NFT 1세대와 상업적 권리

크립토펑크의 경우 운영주체 라바랩스가 관련 상업적 권리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거기서 한발 앞서 나간 유가랩스는 BAYC NFT 소유자에게 이미지의 상업적 권리를 허용했다. BAYC 멤버들의 활발한 밈활동은 그들 브랜드 구축에 대단한 영향력을 미쳤고, 유가랩스는 3월 크립토펑크를 인수하자마자 크립토펑크 NFT 소유자에게도 상업적 권리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mfers의 실험

그런데 이제 mfers는 상업적 권리 모두를 소유하지 않으니,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한다. 물론 BAYC처럼 거창한 로드맵도 없다. 운영자 없이 소유자들이 자발적으로 브랜드 구축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물론 브랜드 흥행가치에 따른 NFT 가격 상승은 소유자들 몫이다. 이게 가능할까? 이러한 실험이 저작권 없이도 긍정적인 향후 앞날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디지털 세상에서도 현실세계와 같은 복잡한 저작권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탈중앙화를 외치는 시대에 어쩌면 운영주체도 DAO도 없는 NFT라니, 어쩌면 탈중앙화에는 가장 부합하는 컨셉인지 모른다. 이런 의미있는 실험들이 시장에서 많이 일어난다면, 또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저작권이 그동안 최고인줄 알았는데, NFT를 활용해보자고 하는 속삭임이 그럴싸하게 들리는 시대에 저작권없는 창작이라니, 참 재미있는 일이다. 영향력 경제시대, 종잡을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지...



■ 참고 기사

- Why People Have Spent $90M on NFT Stick Figures

- Why the Yuga Labs buyout of CryptoPunks is splitting NFT land apart

- NFTs and CC0


■ 참고 글

- After Copyright: Pwning NFTs in a Clout Economy

- Pwnership in the NFT Art Market

- Zero strings attached: 8 top CC0 NFT projects you can find on Rarible.com

- NFT와 저작권 – 디지털 아트를 중심으로

이전 04화 NFT분야 M&A, 어떻게 봐야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