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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nudge 이넛지 Feb 03. 2022

소셜과 NFT의 궁합

NFT로 나를 표현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소셜 플랫폼과 NFT의 궁합

처음 NFT를 보았을 땐, NFT가 IP뿐만 아니라 팬덤을 지닌 모든 것들을 흡수해버리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이 제일 먼저 떠올랐고, 실제로 이러한 아이돌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는 NFT사업을 현재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갈수록 NFT가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 연예인 이미지의 NFT로 누가 봐도 내가 누구의 팬임을 자처할 수도 있지만, 그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 커뮤니티, 멤버쉽 등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건 너무나 많다. 이제 나 자신을 대표하는 사진으로 NFT를 프로필 이미지에 올려놓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소셜 플랫폼의 성장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그 안에 있는 '소셜 플랫폼'으로 인해 누구나 팬덤을 가질 수 있는 시대다. ARK Invest Big Idea 2022를 보면, 소셜 플랫폼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6개의 플랫폼이 10억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가지며, 29개 플랫폼이 1억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갖는다. 누구보다 나 자신을 표현하고 알리고 싶은 시대임을 말한다.


소셜플랫폼의 성장(출처: ARK Invest Big Idea 2022)

 

소셜 플랫폼, NFT는 무조건

소셜 플랫폼은 이미 NFT 유행에 합류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NFT를 생성, 판매, 전시하기 위해 계획중이다. 일단 트위터처럼 NFT를 프로필 이미지로 연동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Reddit 역시 작년에 자체 NFT 아바타 컬렉션을 시험삼아 시도했으며, 올해는 사용자가 소유한 모든 NFT를 프로필 이미지에 연동시킬 계획이다. 결국 나를 보여주기 위한 소셜 플랫폼은 NFT 연동이 필수일 수 밖에 없다.


NFT연동은 곧 소비

NFT 연동은 곧 NFT를 소비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말한다. NFT는 돈처럼 단순히 지갑에 보관하면 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의미있는 소장품에 가깝다. 대체불가능토큰(Non Fungible Token)이라는 명칭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대체 불가능한, 의미있는 자산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소셜 플랫폼과 NFT 궁합은 천생연분 아닐까. 그런데 웹2.0의 대표격인 소셜 플랫폼이 웹3.0의 대표격인 NFT를 품는다면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 NFT로 인해 소셜 플랫폼은 더욱 중앙 집중화된 플랫폼으로 강력해지고, 더욱 막대한 광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NFT를 중심으로 탈중앙화하려는 움직임은 무력해지는게 아닐까. 웹3.0으로의 움직임에 웹2.0의 플랫폼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테고, 오히려 이런 식의 움직임으로 더 강력한 플랫폼이 탄생하는 건 아닐까.


NFT 마켓플레이스

현재 NFT 마켓플레이스는 가상자산거래소 또는 금융회사가 아닌 구분된 독립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NFT 시장이 점점 확장되면서 가상업계, 금융회사, 소셜 플랫폼까지 눈독들이는 상황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독립적인 시장보다는 다른 업권과의 M&A를 통한 통합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금융업계는 NFT를 단순히 디지털 자산으로 보고 자신들이 마켓플레이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하지만, 큰 오산이다. NFT가 다른 자산처럼 단순히 투자하고 거래하는 것으로 의미있는 것인가? 그것이 팬덤이던, 내 취향이던, 커뮤니티 기능이던간에 나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자산이라면 단순히 디지털 월렛에 보관하고 있다가 꺼내서 쓰는 자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어딘가에 내보여줄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금융에서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다못해 온라인 전시관이라도 있어야 내가 보유하고 있는 NFT를 전시하는 한이 있더라도)


Top 10 NFT marketplace (출처: Dappradar.com)



프로필 이미지로 FLEX, 불편하다

우리가 한창 MBTI에 빠져있을때, 프로필에 자신의 MBTI유형을 적어놓는 이유는 그 짧은 알파벳 4글자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NFT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그림을 사는 행위던, 커뮤니티 기능을 하던, 팬덤을 지지하던간에. 내 취향이 포함된다. 그래서 소셜이라는 특성과 결합했을 때 그 가치는 한껏 증폭된다.


그런데 NFT가 비싸고 희소할수록, 온라인 세상마저 자본주의 이념에 충실한 공간이 되버리는게 아닐까하는 우려가 든다. 과거에는 지갑에 돈을 얼마를 넣고 다니던지, 프리미엄 신용카드가 있던지 사실상 무언가를 사지 않으면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명품을 소유하는 것 역시 나 자신이 이정도를 살 만큼의 여유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 아닌가. 그러나 BAYC와 같은 현재 몇억원을 호가하는 NFT를 소셜 플랫폼에 연동시키면, 온라인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내가 얼마나 여유있는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게 된다.  


이쯤되니 NFT로 나 자신을 드러내는 시대가 불편해진다. 나 자신이 어떤 취향의 사람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릴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은 가격이 함께 그 사람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마치 경제적 불평등이 온라인 세상까지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 같아서. 과연 탈중앙화와 투명성을 부르짖는 시대적 이념이 이러한 모습을 원하는 것인지 갸우뚱해진다.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보이는 것으로 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눈앞에 있는 정보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의 은행 잔고나 주식 잔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의존해 남들의 금전적 성공을 가늠한다. 자동차, 집,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같은 것 말이다. (중략) 부란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 바꾸지 않은 금전적 자산이다.


그는 '부(wealth)'란 숨어있는 것, 쓰지 않은 소득이라 말한다. 나중에 무언가를 사기 위해 아직 사용하지 않은 선택권이 '부'라고. 우리의 삶에 더 많은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부'라면 NFT를 사지 않고도 평안한 심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부러워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점은 바로 이것이다.

현재 자본주의는 두 가지를 좋아한다. 부를 만들어내는 것, 부러움을 만들어내는 것. 누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소셜 플랫폼이 바로 이러한 부러움을 만들어내는 수단 아니었던가. 소셜과 NFT의 찰떡궁합은 이러한 부러움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텐데. 모건 하우절이 말하는 '부'에 대해 마음속에 깊이 새기는 수밖에...



■ 참고 기사

- Facebook and Instagram are reportedly exploring plans to make, showcase, and sell NFTs

- Reddit tests allowing users to set any NFT as their profile picture, similar to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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