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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러캔스 Jan 02. 2022

20화. 눈의 계절

시애틀 쿨가이 - 20

원래 시애틀은 겨울에 비가 많이 내리지 눈이 많이 내리는 도시는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온 이후로 매년 겨울에 눈이 내린다. 그것도 굉장히 많이.


2019년, 우리가 시애틀에 오기 전 겨울에 함박눈이 내렸다. 2020년에는 눈이 오지 않았지만 2021년으로 넘어온 겨울에 눈이 굉장히 많이 내렸다. 그리고 2021년이 끝나가는 겨울에도 눈이 굉장히 많이 내렸다.


약 3.6인치, 9.144센티미터. 그리고 더 내린 눈.

매년 이렇게 눈이 내리는 것일까? 이것도 혹시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일까? 여름에 굉장히 더울  40 가까이 시애틀에  이웃이 이런 기후는 처음이라며 기후 변화는 실제 한다는 얘기를  적이 있다. 그와 동일 선상에서 눈이 많이 오는 것도 어쩌면 기후 변화로 인해서 생긴 것은 아닐까 싶다.


거의 일주일 동안 (소중한 휴가 기간에) 눈은 계속 내리거나 녹지 않았다. 덕분에 군대 이후로 제설을 가장 오랫동안 해본 것 같다.

나름 사람 다니는 길만 제설을 한 결과.
하지만 밤새 또 눈이 쌓였다.

아들은 눈이 내리는 것을 좋아했다. 드라이브 웨이에서 썰매도 타고. 눈을 발로 차면서 마치 눈을 좋아하는 강아지가 눈 위를 뛰어다니는 것처럼 뛰어다니며 신나 했다.


우리 집은 약간의 오르막에 위치한다. 그렇다 보니 집 앞 오르막길은 운전자에게 난관이다. 대부분의 차들이 잘 올라가고 내려가지만, 눈 쌓인 오르막길은 한 번 서면 절대로 올라갈 수가 없다. 그래서 미끄러지는 차들을 종종 보았고, 미끄러져서 주차되어있는 차들과 사고가 나는 차도 보았다.


크리스마스전 주에 산타 마을이라 불리는 레븐워스 (Leavenworth)로 갔었다. 크리스마스 풍경이 제법 괜찮은 워싱턴주 소도시였는데 오고 가는 길은 정말 지옥 같았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길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앞차와의 간격을 두고 천천히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숙소에서 빠져나오는 오르막에서 마찰력을 잃은 사륜구동차가 헛바퀴 돌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그리고 집 근처에서 미끄러지던 차들을 보고 있자니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날씨가 괜찮아져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마트에 한 번 갔다 온 것을 제외하고는 차를 타고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레븐워스로 가던 길. 집으로 돌아오던 길은 더 심했다.

내일은 다시 기다리던(?) 비가 온다. 그리고 기온도 다시 영상을 회복한다. 그러면 이 눈들은 모두 녹을 것이고 일상은 다시 회복되지 않을까 싶다.


새해에는 눈은 그만!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또 한 전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모두 새해에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그래도 눈사람은 하나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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