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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작가 Oct 17. 2022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성장한다

5년 뒤 넥스트 커리어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성장한다


내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2009년 사회에 첫 발을 내딛던 시기에 기대 수명은 80세였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120세, 나아가 140세 만기 보험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이런 걱정이 앞선다.


'나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

'100세까지 일한다면 어떤 일해야 할까?'


관심 분야, 혹은 가치 있는 일을 업으로 삼아 전문가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두루뭉술하게 했었다. 그때부터 진짜 나의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엔지니어로 일하는 7년 동안 끊임없이 업에 대해 고민했고 마침내 커리어를 전환해야겠다고 마음먹던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언젠가 인생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후회되는 일이 될 것 같다. 인생은 길고, 잠깐의 방황은 여러모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니 더 늦기 전에 도전하자. 여러모로 좋은 기회란, 커리어 전환을 하게 되거나 혹은 지금의 내 일을 숙명이라 받아들이는 것!


이제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무너뜨리고 다시 시작하는 게 쉬운 결정을 아니었지만, 느리더라도 내가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전문가가 되겠다는 결심. 그 선택이 있었기에 지금에 내가 만족스럽다.



경험은 필연적으로 연결된다


토목공학과 학사 4년에 엔지니어 경력 7년, 건설 업계에 10년을 몸담았다. 커리어와 관계없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주변 지인과 동료들에게 말했을 때 대부분 걱정 어린 눈빛으로 이렇게 물었다.


'이제까지 공부하고 일한 게 아깝지 않아?'

'응, 앞으로 30년은 더 일할 거라 괜찮아'


우려와 달리 당찬 대답에 무슨 근자감이냐고 황당해하는 분도 계셨고, 나를 잘 아는 분들은 '하겠다는 건,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격려해 주는 분들도 계셨다.


결론적으로 쓸모없는 경험은 없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여행사에 취업했다가 마케터가 되었고, 현재 일하는 분야에서도 도면 종류는 다르지만 도면 검토하는 일도 가끔 한다.


그밖에 유관 부서(구조, 건축, 전기, 배관팀)와 협업하는 법, 건설 사업 관리, 국토부나 도로교 시방서를 참고해 일하던 방식을 마케팅 분야에서도 적용하고 있다. 유관부서(디자인, 세일즈, CX, 운영팀)과 협업, 프로젝트 일정 관리, 마케팅 관련 서적을 보며 실무에 적용하면서 일한다. 분야만 다를 뿐, 일하는 방식과 태도는 비슷하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커넥팅 더 닷 (connecting the dots)' 삶의 모든 여정과 궤적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과거의 여러 경험이 모여 언제가 될지 모르는 미래의 또 다른 경험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했다.



커리어 목표 대신 나답게 사는 철학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지만 커리어만큼은 예외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구체적인 계획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커리어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기보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집중하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 커리어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현 회사 입사 후 업무롤>

- 콘텐츠 마케터 (2020. 3 ~ 2020. 6)

- 광고 크리에이터 (2020. 7 ~ 2021. 5)

- 프로모션 기획자 (2021. 5 ~ 2024. 4)

- UX writer (2022. 2 ~ 2024. 4)


커리어 대신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중요한 가치나 우선순위에 대해서 본인만의 철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도 중요한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인생철학은 '건강하게 재미있게 살기'다. 20대 중반에 읽었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책 영향을 받았다.


'재미의 세계가 넓으면 넓을수록 행복의 기회가 많아지며, 운명의 지배를 덜 당하게 된다. 지금, 자신에게 맞는 재미를 찾는 것이 진정 나답게 늙어 가는 일이다.'


재미있게 살기 위한 나의 기준 다음과 같다.

결과보다 과정 즐기기 > 지속성

다양한 경험을 위해 체력 단련 하기 > 건강

색다른 재미를 찾기 위해 호기심 갖기 > 도전

행복한 순간을 정확히 알고 기회 만들기 > 가치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기 > 진정성

더불어 사는 같이의 가치를 공유하기 > 관계


나이가 들어서도 일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고, 매 순간 즐거움을 느끼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생각이 씨앗이 되어 커리어를 전환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구체적인 기준을 세우면, 업 혹은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도 구체적으로 정해진다.


1) 새로운 것에 호기심 많고 >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일

2) 기획한 걸 추진하기 좋아하는 > 진정성 있는 일을 지속하는 일

3) 관찰과 분석, 공유하는 것 > 다양한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


머릿속에 그려놓은 이상적인 삶에 부합하는 일을 만나, 삶과 일이 융화되는 워라블(work-life blending)로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자아실현을 경험하는 중이다.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그날까지


팬데믹 이후 일하는 방식이 다변화되면서 선호하는 직장의 기준이 바뀌고, 퇴근 후 성장을 위한 자기 계발로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N잡러도 늘고 있다. 직장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훗날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 경험이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모티베이터

- 비즈니스를 돕는 마케팅 컨설턴트


1) 모티베이터

올 초 21학번 대학생과 마케터 실무자 인터뷰를 했었다. 희망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실무자와 인터뷰를 하는 과제였는데,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2년 동안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 리더분들에게 얻는 업의 방향성과 인사이트, 내가 그 친구에게 나눠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전공자가 아닌데 마케터가 될 수 있는지 했던 질문은 내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기에 솔직하게 답변해 줄 수 있었다. 30분의 짧은 인터뷰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치 있게 여겨졌다. 마케터가 되고 싶은 취준생, 커리어 전환을 하려는 분, 스타트업 주니어 분들에게 동기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2) 마케팅 컨설턴트

마케팅은 변화되는 흐름을 익히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SNS 채널을 직접 운영하고 인사이트를 쌓는다. 공유하고 싶은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면 꼭 후기를 남긴다. 함께 나눌 때 기쁨이 두 배가 되기 때문이다.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걸 아는 몇몇 지인분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생겼다.


- SNS 채널을 키우고 싶은 지인을 위한 솔루션 > 퍼스널 브랜딩에 도움

- 덜 알려진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한 바이럴 콘텐츠 제작 > 비즈니스 성장에 도움


내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공유한 경험이 다른 사람의 성장, 기업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경험이 꽤 좋았다. 더 많은 사람들과 긍정적인 경험을 나누고 싶기에 마케팅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진다고, 몇 년 뒤에 이 글을 봤을 때 상상한 대로 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가늠되지 않는다. 반대로 아예 접점이 없어는 삶을 살더라도 '그땐 그랬었지' 하면서 웃어넘길 수 있을 것 같다.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그날까지, 한걸음 더!




<맺음말>

2009년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9년 뒤 여행사 신입으로 커리어를 다시 시작했다.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다 잘하는 직무, 마케터라는 업을 만나 성장하기 위해 5년 동안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할 수 있다는 의지로 시작했지만, 주변에 조언을 구할 사람과 사례도 찾아볼 수 없어서 막막하고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곁에서 믿어주는 남편이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그 믿음에 부응하고 싶었고 더 열심히 살았다. 인생은 정해진 답이 없기에 막연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주도적으로 만들어 갈 때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나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두 번째 주니어 이후 5년 뒤 넥스트 커리어 이야기로 다시 만나 뵙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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