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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연 Jul 08. 2021

요가와 그림

보통 요가와 그림은 함께 움직이곤 하는데, 요즘 그림은 큰 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혼자 수련하다가 다시 요가원을 다닌 지 한 달이 되었다. 새벽 수련이 있는 요가원을 처음 다녔는데, 인도에서 매일 해가 뜨기 전 수련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매일 새벽 5시가 되면 더 자고 싶은 마음과 찬 공기로 요가원에서 몸을 움직이는 게 참 어려웠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마음이 힘들 때면 인도에서 수련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몸은 힘들었어도 마음은 안정적인 날들이었나 보다.


새벽에 일어나서 요가를 가는 날이면 하늘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주변이 차분한 듯하지만 깨어나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하늘의 빛이 아름답다. 색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껴서 그런지, 요즘 그림 또한 차분한 날들의 연속이다. 내 눈에 보이는 색들이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지는 즐거움이 생긴다.


요가원 가는 길


평소보다 힘든 날이면 요가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마음을 억지로 정돈하려는 노력보다, 자연스럽게 마음의 차분함이 느껴지는 기분이 참 좋다. 그림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최대한의 노력은 행하지만, 그 속에서 과함이 없어야 한다. 또한 마음이 불안하지 않아야 그림 또한 부드럽게 그릴 수 있는 느낌이다. 그림이 안 그려지는 날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고민의 늪에 빠져 그림을 그리는 시간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다. 사실 고민 자체를 그림으로 옮기면 되는 일을, 돌고 돌아 문제를 해결한다.


oil on linen 2021

얼마 전 작업실 가는 길의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니, 자주 하늘을 보곤 하는데 시간과 빛 그리고 구름에 따라 하늘이 매 순간 다르다. 요즘 그림은 이러한 변화들을 관찰하며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느껴지는 매일 다른 나의 몸 감각과 상태처럼, 매일 변화하는 빛과 하늘 주변을 관찰자로서 고요하게 지켜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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