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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어예 Apr 28. 2024

제 14화 스몰 트라우마

스몰의 기준이 뭐죠?

우리 뇌는 왜 실제로 없는 위험을 기억하는 걸까?

바로 과거의 상처 때문이다.

작은 상처인 출알고 가볍게 넘겼던 순간이 스몰 트라우마로 남아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제이미 카스티요



고등역을 애타게 찾던 그날도 청계산 입구역이 지나자마자 난 멀쩡해졌고 친구를 만나 맛있는  잘 먹고 신나게 수다떨고 들어왔다. 신기하게 돌아올때청계산 입구역에서 판교역까지 동일한 시간인데 그건 괜찮다. 사람이 출근 시간보다 없어서 그런가?그래서 늘 나갈때는 심각하지만 돌아올때는 아침에의 그 긴박감을 잊고 룰루랄라다. 금붕어 같다.


문제의 심각성 같은 시간, 같은 판교역을 가야 했을때 알아차렸다. 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건 아니니까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판교역을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는데 뭔가 싸한 기분이 든다. 빈속이쟎아. 괜찮아. 정말 배는 아프지 않다. 그래도 혹시나 화장실을 들려본다.


승강장으로 내려간다. 무언가 불안하다.

지하털 문이 열리지만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 간을 보니 늦지 않으려면 다음 지하철은 타야 할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이 배가 아프지 않지만 각종 분홍약을 입에 넣고 씹는다. 하철을 타고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숨이 잘 쉬어 지지 않는다. 배는 아프지 않다. 하지만 식은 땀이 흐르고 눈 앞이 하얗다. 그렇게 7분 몇초가 지나고 청계산 입구역을 지나면 또 괜찮다. 그리고 들어올때는 또 아침의 상황을 잊어버린다.

이제는 분홍약 없이는 신분당선을 탈 수 없는 상황... 점점 우울한 감정이 든다.


빨빨거리고 잘 돌아다니면서 대체 뭐가 우울한 상황이냐고 묻는다면...

약을 먹어야 무사히 나갔다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나밖에 모르지만 지 정상인이 아닌 느낌, 무언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다.


그럼 놀러 돌아다니지 말라고? 정말? 7분 30초 견디기 힘들어서 그래야해? 7분 30초 땜에 내 생활을 맘대로 하지 못하는거야?

그렇게 작은 문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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