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낸 뒤 1개월 하고 2주가 지났다. 하루에 평균 1권 정도는 나가는 모양인지 교보 순위는 450위 정도에 있었다. 주말 시간을 내서 교보 광화문 점에 다녀왔다. 교보 전체 매장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
서점에 오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해 보기로 했다. 나 같은 경우엔 에세이를 집필했으므로 에세이 코너에서 사람들의 반경을 살폈다. 그리고 2시간 가까이 얻은 느낌은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았다.
책 표지가 눈에 띄면 일단 책을 들춰보긴 한다.
다만 책이 서가가 아닌 매대, 사람들이 여럿 모이는 매대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그다음 제목이 눈에 띄어야 한다. 공감성이 있거나 호기심이 있거나, 신선한 제목이어야 한다.
매대에 그럭저럭 책을 훑어보고는 베스트셀러 코너에 간다.
코너에 있는 책을 훑어보고 그중 하나 괜찮은 책이 있으면 산다. (목적성이 아니어도 오늘 베스트셀러에서 하나 구매했기에 선택의 고민을 줄여준 것)
결론: 베스트셀러 코너에 올라야 한다.
이에 따른 결론: 베스트셀러 코너에 오르려면 판매량이 하루 기본 10권 이상정도는 나와줘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 파워 (인지도) 인풀루언서 (팔로워확보), 기존 팬덤 형성(충성고객층) 이 정도는 기본으로 갖춰야 하는 조건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제목이 엄청나게 기발하고, 언론이나 TV, 유튜브 등에서 작정하고 뛰어주는 책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 책을 그런 조건을 갖췄는가.
팔로워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 충성 고객도 아직 많이 없다는 것. 내가 무명이라는 것.
결국 이 조건을 기존적으로 채워야 하기 위해선 더 열심히 글을 쓰는 것.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많이 써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팬층을 확보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책으로 베스트셀러는 접고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 더 진실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바쁘고 도파민에 취해 있는 요즘 책을 사서 타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이 어마어마한 기적처럼 느껴진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엎드려 절을 해야 할 만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모르는 타인이 내 책을 집었을 때의 떨림이란. 과연 살까 안 살까? 내 책을 어떻게 평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