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날씨는 무척이나 가을답게 쓸쓸하고 서늘합니다. 날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마음에는 자유를 그리워하는 흐린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회사의 퇴근 시간은 너무 늦어지고, 집에 돌아오면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윗사람의 기대와 의무 속에서 압박을 느끼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감정선을 맞추느라 눈치 보는 일이 여간 벅찬 게 아닙니다.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고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가끔은 모든 관계의 끈을 잠시 놓고 오로지 나로만 존재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이렇게 혼자이고 싶은 날에도,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사람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나처럼 일상에 지쳐 자유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아니면 작은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았을까.
내 마음을 말할 곳이 없는 먹먹함과 막막함이 한데 뒤엉켜 스스로를 짓누르고 힘들어하면서도,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화해 목소리를 듣고 안부를 들으면 잠시나마 또 일어나서 걸어갈 힘을 얻습니다.
어두울 때는 한없이 어두워서 엎드려 있다가, 맑아지면 또 한없이 맑아져서 씩씩하게 걸어가는 것. 감정을 억지로 통제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힘이 들 땐 힘이 든다고, 지쳐 있을 땐 지쳐 있는 그대로 내버려둔 채 잠시 낮은 자세로 엎드려 있어도 괜찮습니다. 지칠 땐 억지로 힘을 내지 않고 힘을 빼고 있으면 합니다.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우리 모두의 내일이 조금은 더 맑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