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현 Feb 11. 2019

여행지에 두고 온 것

내가 나를 사랑할 때

숙소에 두고 온 것이 있었어요.

그건 바로 행복했던 그날의 마음.

떠나오는 날 짐을 싸면서도

설렘이 넘친 나머지

차마 다 가져올 순 없겠더라구요.


수없는 별을 보고

설쳤던 잠도 그 침대 위에 놓고 왔어요.


다음 여행자는 내가 머물던 그 침대 위에서 그 날 놓고 온 설렘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불행은 남겨줄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행복은 차고 넘치는 것이어서

남겨놓을 것이 많은 것이었어요.


행복을 놓고 왔는데도 아깝지가 않은 밤. 나는 경험과 이야기를 가져왔고,

누구는 지금도 내가 머문 그 침대 위에서 비슷한 종류의 행복을 느끼며 잠들거라 믿고 있어요.


지구 반대편 어딘가 놓고 온 행복을

찾아가지 않아도 나는 따뜻해요.

이전 10화 프라하에서 생각한 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