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준의 시 광장을 우러러보며, 밀실에서 습작시국밥
국밥부장관의 자주국밥 아무말대잔치2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Sep 17. 2019
광장 / 박 준
빛 하나 들여보내는 창 이면 좋았다 우리는, 같이 살아야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시절에 만났다 네가 피우다 만 담배는 달고 방에 불 들어오기 시작하면 긴 다리를 베고 누워 국 멸치처럼 끓다가 `사람이 새와 함께 사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었다` 정도의 글귀를 생각해 너의 무릎에 밀어넣어두고 잠드는 날도 많았다 이불은 개지도 않고 미안한 표정으로 마주앉아 지난 꿈 얘기를 하던 어느 아침에는 옥상에 널어놓은 흰 빨래들이 밤새 별빛을 먹어 노랗게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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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우리는 부러워서 꿈을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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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 상 하 190916 습작
책 한권 같이펴고서 콩 한잔 갈아마시면 따뜻해졌지 우리는, 같이 읽어야 같이 접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즐거워지는 벚꽃날리는 밤에 만났지 네가 읽다가 만 소설은 달콤해보이고 이 작은 테이블에 손과 글로 가득해지면 구애하는 매미들처럼 떠들다가도 '사람이 개와 함께 사는 법은 개에게 인간의 예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개와 함께 산책할 숲과 함께 쉴 방을 가꾸는 일이었다' 정도의 개똥철학을 흘리면 다들 고개숙인 벼처럼 넉넉하게 미소지어주다가 국밥에 막걸리나 한잔 하자는 말에 벌써 마음이 배불러오는 날도 많았지 창가에 별똥별마냥 서리가 잔뜩 올라오면 때때로 혼자 앉아 늦게오는 얼굴도 모르는 친구를 호 호 호빵을 불며 기다렸지 그 날 저녁엔 다른 이와 같이 짠 했던 글귀가 떠올라 조용히 필사해 새로 온 아기별에게 선물하곤 했지 반짝반짝 작은 별 창 너머 샛별은 또다른 샛별을 부르고
별들이 모이면 별자리를 이어보는 기쁨에 목이 말랐다
*박준과 고 최인훈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