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예고)만화로 철학읽기1-벤야민과 웹툰-덴마 산책

매주 일요일마다 만화 속 숨은 철학을 연결짓기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새해니까 새로운 글을 연재한다는 재미없고 뻔한 글을 쓰려다가,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생각났네요. 흔히 누구나 저절로 신을 찾게 되는 때가 세 가지 정도 있다고들 합니다. 심지어 저같은 무신론자 또는 신을 멀리하고픈 사람조차도 말이죠. 첫번째론 낭떠러지 같은 곳에서 굴러떨어지며 급박한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두번째론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배가 아픈데 주변에 화장실은 보이지 않는 절체절명의 상황일 때!,


세번째론 시험 합격이나 짝사랑의 성취 등등 너무나 간절한 소원이 있을 때 입니다. 이중에 첫번째와 두번째는 보통 자신이 통제할수 없는 급작스러운 상황이지만, 세번째는 주로 자기 의지로 우리는 신, 아니 드래곤 라자와 눈물을 마시는 새를 쓰신 이영도 작가님의 표현을 빌려서 '전일 근무 가능한 무보수 만능 하인'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아마 한국인들이 이 무보수 만능하인을 호출하는 가장 잦은 시기가 바로 어제로 끝난 설 연휴가 아닐까요


누구나 각자 소원이 있습니다. 전부 이뤄지진 않을 거라는 걸 사실 다들 알지만 그래도 우리는 새해 설날이면 소원을 빌어봅니다. 아마도 그건 소원이 문자 그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소원을 비는 제의적 행위 자체가 가치가 있어서가 아닐까요. 여기서 저는 좀 뜬금없이 벤야민이라는 철학자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어집니다. 만약 20세기 독일의 비평가이자 철학자 벤야민이 한국의 설날 풍경을 봤다면, 자신의 저서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에서 말한 제의가치의 사례를 지구 반대편에서 21세기에 발견했다고 기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벤야민은 누구고 제의가치가 도대체 뭐냐. 또는 내가 철학 공부 좀 해봤는데 내가 알고 있는 벤야민의 제의가치는 설날에 소원비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등등 수많은 말들이 벌써 비수처럼 날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비수들이 바로 제 새해 소원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네 뭐 모든 글을 쓰는 사람들의 소원이지만 새해에 저는 제 글에 더 많은 사람이 읽고 열렬한 반응과 댓글 피드백이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봅니다. 물론 어쩌면 이제 일요일마다 제가 올릴 만화로 철학읽기는 오독과 무리수를 넘어선 헛소리일지도 모르고, 논리적인 의미도 없는데 재미적인 재미도 없는 아무말대잔치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허나 때때로 그런 오해와 오독과 말실수에서 또 새로운 해석이 태어나고 새로운 철학과 사상이 태어나기도 했다는게, 나름 그동안 철학의 역사에 대한 책들을 읽어본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왕 오독과 무리수를 저지르는 김에, 벤야민에 좀더 쉽게 접근하기 위한 참고 텍스트로 최근 논란을 넘어서 크나큰 폐허를 만들어낸 웹툰을 다뤄볼까 합니다. 이쯤되면 평소 네이버에서 웹툰을 자주 보시던 분들이라면 다들 떠올리는 망한 완결작이 하나 있습니다...



네. 바로 네이버 웹툰에 10년을 장기 연재했다가 그동안 뿌려놓은 수많은 복선, 떡밥 회수없이 엉터리로 급 완결을 지어버린 양영순의 스페이스 오페라 웹툰 덴마입니다. 용두사미를 넘어서 용두니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덴마. 저도 10년동안 매주 세번씩 애정하며 봐왔지만 작가 양영순은 그야말로 어정쩡함을 넘어서 최악의 완결을, 차라리 없으니만도 못한 완결편을 내버렸지요. 이렇게 엉망으로 끝나버린 완결편의 댓글란은 누가누가 양영순을 잘 조롱하나 그야말로 천하제일 조롱대회가 벌어진 하나의 거대한 폐허입니다. 그런데, 이 폐허에서 저는 벤야민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벤야민이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속칭 역사철학테제에서 말한, 진보라는 폭풍에 거세게 떠밀리면서도 역사의 폐허속에서 잔해를 줍는 앙겔로스 노부스, 새로운 천사를 떠올립니다.



어쩌면 우리는 덴마를 읽으면서 약 백년 전의 철학자 벤야민의 사상을 알아보고 음미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혹시 벤야민과 근대에 대해 강의하시던 고 김진영 선생님의 책 제목처럼,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을 통해서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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