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Feb 27. 2024

안도현 시인을 따라 비워내고 추모하는 습작시

친근하게 멀리 무지개별로 비워내기












똥 수확기계의 우주여행   / 이상하 습작시



하루에도 두어 번씩

농사짓던 공주님이 대차게 울어댄다

물도 채웠고 밥도 가득하니 이유는 하나

못본새에 아이쿠 공주님 또 콩알을 심으셨네

 구수하니 콩밭내음 방안에 가득하다

못난 것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던 옛 시인처럼

오늘도 똥 수확기계는 콩 풍작에 덩실거린다.

어제도 오늘도 공주님과 흥겨운 나날 십 오 년째


허나 열 여섯째 해 콩밭이 흉작이다


이틀 사나흘 일주일째

밥과 물에 먼지가 쌓인다

십 년 넘게 쓴 공주님의 화장실이 질리신 걸까

새 화장실을 구하러 병원이라도 가볼까

큰맘 먹고 출금해서 병원에 다녀온다


집에 도착해선 중고나라 들어선다

무지개별로 가는 우주선을 알아볼 겸


팝니다 아니 무료나눔합니다 고양이 화장실...

사용한 적 없음...












내가 키운 고양이는 아니지만

5년 넘게 지켜본 서새봄의 은돌이를 추모하며...

그리고 트위치 코리아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RIP.




이전 06화 똥과 순환. 인간의 인분은 어떻게 학문이 되는가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