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다 나의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큰아들 세준이가 저와 같이 하는 보드게임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저희 집에는 보드게임이 꽤 많이 있습니다.
제일 처음 했던 보드게임은
"흔한 남매의 좀비탈출게임"입니다.
처음에 큰아들과 얼마나 재미있게 했는지 모릅니다.
(당시 눈만뜨면 이 보드게임을 하자고 졸라댔었죠.)
그런데, 지금은 이 게임을 가급적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죠.
이 게임은 "운"이 너무 많이 작용합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카드가 나오는데,
카드 중에 "1등과 꼴등 뒤바꾸기" 라는 카드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1등이 압도적으로 잘 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꼴등과 자리를 바꿔야 하는 것이죠.
순식간에 게임의 흐름을 바꿔버릴 이런 종류의 카드가 상당히 많다보니,
게임을 하다보면
지고 있어도,
어느샌가 자꾸 "운'에 기대는 모습을 보게 되더군요.
지고 있어도 괜찮아.
곧 1등과 자리 바꿀 수 있을거야.
하면서요.
그리고 1등을 하고 있지만,
너무 차이를 내서 앞서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 언제 꼴등과 자리를 바꾸게 될지 모르니까요.
주사위 수가 뭐가 나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고,
"운"이 게임의 대부분을 좌지우지하는 게임이
혹여라도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되더군요.
인생은 게임이 아니니까요.
게임이야 웃고 즐기면 끝인데,
인생은 그게 아니죠.
인생에서도
운에 모든 것을 거는 경우를 종종 보고,
지고 있어도 한방 크게 역전할 수 있음을 믿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런 일은 확률적으로 일어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한방에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은 있지도 않거니와,
그런 방법으로 부자되려다가는
골로 갈 가능성이 무지무지 높을 것입니다.
(한방에 부자가 된다는 말은 곧 그만큼 리스크가 어마어마하다는 말일테니까요)
요즘은 아이와 스플랜더를 하는데,
이 게임은 그런 "운"의 요소가 있기는 있지만,
크지 않아서 좋습니다.
내가 보석 카드를 꾸준히 모으고,
그 보석 카드를 이용해서 승리하는 공식이 꽤 재미있거든요.
"운"은 분명 우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지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이 "운"을 기다리고 바라며,
기대면서 살아가면 십중팔구 인생 망하게 됩니다.
"운"을 바라보고 한방 크게 거는 것은 도박입니다.
"운"에 기대기 시작하면 노력을 하지 않게 됩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생각지 않을 때, "운"이 간혹 찾아오는 것이죠, (그것도 준비된 사람에게만.)
운보다는 나의 노력을 믿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