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고현시장을 다녀와서....
저는 여행을 떠나면,
꼭 여행지에 있는 전통시장에 방문하여
이것저것 해당 지역의 특산물이나 대표 음식들을 먹어보는 편입니다.
거제 1주일 살기도 이제 내일모레면 끝나는데,
오늘은 거제 고현에 있는 전통시장에 들렸습니다.
그동안 갔던 많은 전통시장 중에서
몇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상당히 생기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주차장도 끊임없이 들어오는 차들로 복잡했고,
상인들도 다들 저마다 표정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사실, 전통시장도 그 안에서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어떤 곳은 줄서서 먹고,
어떤 곳은 파리 한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같은 업종의 두 가게가 나란히 있어도
한 가게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가는데,
그 옆 가게는 주인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잘되고 있는 옆 가게만 바라보고 있을 때도 있죠.
고현시장도 마찬가지인게,
시장 안에서 어떤 곳은 파리가 날리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사람들이 몰려서 북적거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장에 가면 뭔가 모르게
마음이 묘해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마에 주름살 가득한 아주머니,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들을 볼 때입니다.
그 모습에서
우리네 어머니들의
강한 생활력,
억척스러움,
자식들에 대한 희생
이런 것들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합니다.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나네요.
저희 어머니도 저희가 어릴 때
지방에 있는 모 시장에서 옷을 파는 일을 하셨습니다.
당시 어린 아기였던 저를 포대에 들쳐매고는
서울로 올라가
옷을 떼와서
시장에서 파셨는데,
얼마나 수완이 좋으셨던지,
그때 번 돈으로
그곳에 집도 사셨다고 하셨습니다.
어린 아기를 안고,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낙후된 대중교통으로 서울까지 가서
밤새 옷을 떼와서,
그 옷꾸러미를 들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오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저 마음이 아려옵니다.
제가 첫 손님일지도 모르는
한 좌판대의 할머니에게서
쑥떡을 하나 샀습니다.
쑥떡에서 어머니의 정취를 느낍니다.
주름살 속에
지나온 세월의 고된 흔적이 담겨 있는...
쑥떡을 파는 할머니를 보며...
그 할머니의 청춘이 아마도..
바쳐졌을 그 시장에서.
오늘도 이런저런 물건들을 사서 돌아옵니다.
거제 고현시장에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