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득일실. 그게 인생이다.
저는 지금 아파트 2층 필로티에 살고 있습니다.
아래층이 없으니, 그야말로 남자 아이 둘 있는 집에서는 천국입니다.
거기다 마루에 10센티 가까운 두꺼운 매트까지 깔아놓으니,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도 층간소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지금껏 단 한번도 층간소음 항의가 없는 것을 보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명절 때, 장모님 댁에 방문했었는데,
아이들이 평소 습관대로 잠깐 뛴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랫집에서 항의 전화가 오더군요
새삼 필로티 2층의 장점이 더욱 크게 와닿았습니다.
그러나 필로티가 늘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추운 겨울이 되니, 필로티의 단점이 더욱 두드러지기 시작합니다.
필로티는 아래가 뻥 뚫려있죠. 그러다보니 아래로 칼바람이 지나갑니다.
덕분에 아무리 난방을 쎄게 틀어도 온도가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죠.
이렇게 추운데도 난방비로만 몇십만원 나오고 있네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일이란게,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합니다.
층간소음 항의로부터 자유로운 반면,
아랫집이 없는데서 오는 추위는 감내해야 합니다.
요즘 너무 추웠던 때문일까요?
아내에게 물어보니,
다음 집은 절대 필로티로 가지 않겠다고 하네요.
다음 이사를 가게 되면, 적당히 중간층으로 가되,
두꺼운 매트를 모든 곳에 설치해야 할 듯 합니다.
일득일실.
이 간단한 인생의 진리는 다른 곳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부동산 재건축 투자와 관련하여 생각해볼까요?
어떤 분들은 재건축 아파트에서 몸테크라는 것을 하시죠.
녹물이 나오는 오래되고 좁은 아파트에서 고생하며 살아야 합니다.
주차는 또 어떻구요.
정말 지옥이 펼쳐집니다.
반면 어떤 분들은 비슷한 돈을 가지고,
신축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가십니다.
신축 아파트 커뮤니티를 누리며,
아침마다 고상하게 커피 한잔 즐기죠.
주차는 지하 2~3층까지 넉넉합니다.
이쯤 되면 좋은 차도 하나 사줘야 하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몸테크한 사람과,
신축 전세를 사는 사람과의 자산 격차는 갈수록 벌어집니다.
역시나 일득일실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으니,
나에게 어떤 것이 더 중요할지,
선택을 잘 해야 합니다.
그게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