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겨울이 되면서, 확실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많아지네요.
초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인데,
서쪽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초미세먼지를 보면서...
동해안 공기 좋은 곳의 주택들이 나중에 그 가치를 인정받을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말을 하면,
옆나라 일본의 예를 들어
시골 바닷가 근처의 집을 사는 것을 말리실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일본 같은 경우
시골의 빈집이 꽤나 골칫거리라고 하죠.
바닷가에 있는 집들도 여기저기 공실로 내버려져 있다고 하고,
심지어 가격이 0원. 즉, 무료로 집을 매물로 내놓은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국토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지리학적 위치상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보니...
조만간 동서 철도로 연결이 될
속초, 강릉의 경우는
미세먼지 대피소(?)라는 역할로 그 가치가 인정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럼 너는 동해 쪽에 집을 샀느냐
하고 물어보면,
저도 사지 않았습니다.ㅎㅎㅎ
이런저런 계산을 해보니...
현재로서는
그냥 겨울에
동해쪽 가서 2달 살기 하고 오는게
전체적인 가격을 고려해본바
더 싸게 먹히더라구요.
그럼에도
강릉이나 속초 쪽에 세컨 하우스를 하나 마련해놓고 싶은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ㅎㅎ
어찌됐든, 이 미세먼지가 극성이다가
저녁에 갑자기 날이 좋아졌네요.
아이들이 제 엄마와 함께 일찍 잠들어버려서
9시무렵 혼자서 산책로로 나와
한참을 걸었습니다.
문득,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에서 오는 행복을 느낍니다.
누가 보면 참 사소한 것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렇게 내 맘대로 걸을 수 있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고,
내가 가고 싶은 대로 걸어갈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입니까.
예전,
어머니가 거주하셨던 아파트의 같은 동에 어떤 할아버지가 계셨더랩니다.
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고속터미널 쪽에 있는 미도산에 종종 운동을 하러 가곤 했는데요.
이 할아버지를 몇번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연세가 아흔 가까이 되셨는데,
몸도 잘 움직이지 못하세요.
제 생각으론 뭔가 큰 병을 앓으셨던 것 같은데,
아주 기괴한 방식으로 다리를 움직이며
옆에서 보면
도대체 어떻게 걸어가시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팡이를 의지해서
몇초에 한번, 천천히 동작 하나를 하시면서 움직이시니
어떻게 보면 집 밖으로 나오시는 것 자체가 대단하신 거죠.
그런데 어머니 말씀으로는
그분이 저희가 가는 미도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신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걸 매일같이 하고 계시단 말씀을 하셨는데,
순간...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건강히 걸을 수 있음에 대해 감사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뿐인가요...
어머니께서 투병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폐까지 번진 암덩어리들 때문에...
그 좋아하시는 산책을 더이상 하지 못하게 되셨는데...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와 함께 늘 가던 산책길을
한번만 더 같이 걸어볼 수 있다면...
하고..
얼마나 생각을 했던지요.
산책을 하면서 새삼 지금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고통없음에 감사합니다.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음에 감사하고,
산책 후 돌아갈 따뜻한 집이 있어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더욱 소중히,
그리고 더욱 감사히 써야겠네요.